한나라당이 8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9차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전날 박 전 대표측이 제기한 ‘국가정보원 개입 정치공작설’ 등을 놓고 가시돋힌 설전을 벌였다.
가장 마지막에 연설 순서가 잡혔던 이 전 시장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박근혜 후보님, 부드러움은 어디 가고 이렇게 독해졌나. 그전에 그러지 않았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바로 앞서 연설을 했던 박 전 대표가 상당 부분을 이 전 시장에 대한 비난으로 채우자 즉석에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이제 음해 공작 지겹지 않는가.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는가”라며 “남 헐뜯고 끌어내리는 3류 정치는 21세기엔 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단 한번도 사실로 나타난 것은 없다.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서울시장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반대했던 전력을 거론한 뒤 “그러나 시작된 것은 제대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과학, 산업, 교육, 문화가 들어오는 진정한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 대표는 “저를 음해하기 위해 제2의 김대업에게 돈을 주고 기자회견을 시킨 것이 드러났다”며 이 전 시장측의 정치공작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박 전 대표는 “아예 저를 비방하는 기자회견문을 써주고 네가티브 기획서까지 만들어주고 국정원 직원을 끌어들여 정치공작한 것이 드러났다”며 “겉으로는 정치공작의 피해자로 자처하더니, 정말 누가 피해자가 가해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강바닥 파는 19세기식 토목공사에 수십조원을 쓴다고 한다.
저는 그 돈으로 대전ㆍ충남에서 제2의 과학기술혁명을 일으키겠다”며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작년 지방선거 때 테러를 당하고 실밥도 뽑지 못한 채 이곳에 달려왔지만 얼굴 상처 때문에 말을 제대로 못해 딱 60초만 말씀드렸다”며 “그 60초는 55년 인생 중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비방전을 싸잡아 비판한 뒤 “여론조사 문항 갖고 싸우며 경선을 하니 안 하니 하는데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들이 왜 이리 째째하냐”고 힐난했다.
원희룡 의원은 “당협위원장을 앞세워 중소기업의 영역인 당원들까지 줄 세우는 횡포를 대전ㆍ충남 당원들이 끊어달라”고 양대 후보진영을 비판했다.
대전=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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