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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M 500만 돌파의 주역 김병석 팀장 "빅 히트의 비결은 감각이 아닌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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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M 500만 돌파의 주역 김병석 팀장 "빅 히트의 비결은 감각이 아닌 과학"

입력
2007.08.0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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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현대카드 CM송)

아버지커녕 2002년 11월 팀장님은 말하셨지. “중책을 맡아라. 밤새면서 하는 업무 자 시작이다.” 고생길이 훤히 보였다. 간판만 태스크포스 팀(TFT)이지 공식발령도 안 난 ‘유령(비밀)조직’에 어쩌면 경력을 인정 받지 못할지도,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결정의 시간은 일주일. 김병석 현대카드 M마케팅 팀장(당시 상품개발팀 소속)은 밤잠을 설친 끝에 ‘사명감’이란 자기최면을 걸고 TFT 3인 중 ‘넘버 투’가 됐다. 컵라면을 끼니, 침낭을 잠자리 삼아 잊혀진 존재로 골방에 쳐 박혀 하루 18시간 일하던 7개월은 결국 빛을 발했다.

그가 리뉴얼 TFT에 참여했던 현대카드M은 2003년 5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유효회원(실제 사용자)이 1년 만에 100만명, 지난달 마침내 500만명을 넘어섰다. 단일 카드 브랜드인데도 1위 LG카드 전체 회원 수의 절반(1,076만명) 수준이고, 웬만한 카드사 전체 회원 수보다도 많다. 2002년 1.8%였던 현대카드 시장점유율은 M 덕택에 지난해 말 13.2%까지 급상승했다.

흔히 투명카드 미니카드 등 톡톡 튀는 외형이 M의 성공 요인이라 말한다. 그러나 현대카드M 역사의 산 증인(2명은 이직)인 그가 말하는 성공비결은 밋밋하지만 의미가 깊다.

‘위기의 뿌리를 뽑자’는 의미로 ‘엑스칼리버’라 이름지은 TFT는 첫 3개월은 오로지 자료조사와 분석에만 매달렸다. 고객정보를 시시콜콜한 각종 지표로 세분화하고 이들의 카드사용 행태와 선호도를 집요하게 끄집어냈다. 보고서 분량만 150쪽이 넘는다. 김 팀장은 “감각이 아니라 과학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결론은 간단하지만 확실했다. ‘소비자는 이니셜 숫자 등 간편한걸 기억한다. 회사명보다 브랜드에 액센트를 둬야 한다. 카드 디자인도 상품이다. 할인보단 포인트를 선호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데이터일 뿐. 그는 “자료를 바탕으로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졌지만 사내에서조차도 차별화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고 했다.

다음 단계는 의사결정의 신속성이었다. 김 팀장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을 엑스칼리버를 뽑은 ‘아더 왕’에 빗댄다. 2003년 1월 어느날 정 사장(당시 부사장)이 TFT 골방에 커피 4잔을 들고 나타나 말했다. “신상품은 전쟁을 수행하는 날카로운 칼이 돼야 한다. 건의나 애로사항이 있으면 양식에 구애 받지 말고 이메일로 보고하라.”

보고는 즉시 반영됐고 TFT는 활력을 얻었다. M포인트 사용의 핵심으로 갑론을박을 벌였던 M의 의미는 ‘Motor’(자동차)에서 ‘Multi’(다기능)로 바뀌었고, 원가가 10배나 비싼 투명카드 역시 국내 최초로 등장하게 됐다. 김 팀장은 “조직 수장의 과감한 결정이 없었다면 후발 주자였던 현대카드가 파격적인 시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학도인 김 팀장은 IT업계 등에서 일하다 2001년 현대카드에 합류했다. TFT 이후에도 M마케팅을 담당하다 올 초 팀장이 됐다. “M은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다. 데이터수집과 대화, 의사결정에 참여한 수많은 이들의 혼이 담겨있는 만큼 다른 곳에서 카피(복제)는 할지언정 본질은 베낄 수 없다. 그리고 아직은 끝이 아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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