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67)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천의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스 슬림은 7월말 현재 590억달러(약 54조원)의 재산을 보유, 580억 달러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밀어내고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이 됐다.
그의 재산은 올 들어서만 120억 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일부 금융권과 언론은 슬림이 게이츠를 추월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슬림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은, 그가 갖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포천에 따르면 슬림이 갖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멕시코 증권시장 전체 가격의 3분의 1에 이르며 생산량으로 따져도 지난해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5%나 된다.
레바논계 이민자의 아들인 슬림은 야구 카드를 사 승률을 기록하고 열두살 때 주식 투자를 하는 등 어려서부터 남다른 기질을 보여주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 이미 많은 재산을 모은 그는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부호가 됐으며 지금은 남미 최대의 휴대전화 회사 아메리카 모빌을 비롯해 통신, 금융, 석유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두고 멕시코에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자동차를 운전할 때, 커피를 마실 때, 전화를 할 때 모두 그가 소유한 회사에서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느슨한 정부 규제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다며 그를 1930년대 미국 재벌 록펠러와 비교하기도 한다. 슬림의 독점 때문에 멕시코 경제가 비효율적이고 성장까지 방해받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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