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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11년 딛고 일어선 '부성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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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11년 딛고 일어선 '부성애의 힘'

입력
2007.08.0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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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뇌를 다쳐 반신불수의 몸이 돼 11년간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40대 남성이 결혼을 앞둔 딸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애쓰는 사연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미러 인터넷판은 스턴트 연기자로 1996년 8월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에디 키드(48)씨가 최근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모델인 키드의 딸 캔디(24)는 오랫동안 교제한 남자 친구와 약혼, 조만간 아버지 곁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가 사고 후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일생을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갈 것이란 생각이 들자 특별한 결혼선물을 부탁했다. “아빠! 결혼식장에서 반드시 저와 팔짱을 끼고 입장해 주세요. 아빠가 휠체어에서 일어나 저를 신랑에게 인도하지 않으면 영원히 결혼하지 않을래요.”

키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딸의 속뜻을 짐작하면서도, 자신의 상태로는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캔디의 결심은 단호했고 예비 신랑에게도 그 같은 사실을 전한 뒤 결혼 일자도 내년으로 미뤘다.

키드는 죽은 하반신의 신경을 되살리기 위해 고통 어린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딸의 부탁을 들어주는 시늉이라도 하자는 마음이었지만, 딸의 지극한 사랑을 깨달으면서 전력을 다했다. 원래 스턴트맨 출신이었던 만큼, 키드의 의지력과 체력은 남달라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정신적, 의학적 난관을 지난 몇 달 사이에 차례로 극복했다. 딸의 사랑이 키드를 일어서게 만든 것이다. 현재 그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거나 목발을 짚고 서있는 게 가능할 정도가 됐다.

키드는 “자살까지 생각한, 내 생애 중 가장 어두운 시기에 딸의 사랑으로 이렇게 땅에 발을 딛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며 딸에 대해 고마워했다. 그는 “이젠 캔디를 신랑에게 이끌기 위한 걷기 연습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특수 장치를 부착한 오토바이를 사고 후 처음 몰아보는 감격을 맛보았다”고 밝혔다.

캔디를 결혼식장에 데리고 들어가겠다는 1차 목표를 세운 그는 보행이 가능해지면 다시 자동차나 오토바이 스턴트에 나서 피라미드를 공중에서 넘는 묘기에 도전할 꿈을 키우고 있다. 키드는 또 영화사의 제의로 전기영화 촬영 계약을 했으며 판권료는 치료, 재활 비용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는 전성기 시설 열세대의 이층버스, 폭 50m의 계곡, 중국의 만리장성을 오토바이로 나는 기록을 세웠으며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의 대역을 맡기도 했다.

키드는 96년 블독 배시 경주대회 도중 오토바이가 스포츠카에 부닥쳐 40일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났다. 당시 의식을 찾은 그가 한 첫 말이 “캔디”일 정도로 딸에 대한 그의 사랑은 각별하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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