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라는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습니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세계 10위에 오르겠습니다.”
차분하면서도 단호했다. 한편으로는 부담을 감추지 못했지만 반드시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도 묻어났다. 여성 최초로 ‘한국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의 수장이 된 이에리사(53) 촌장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의 목표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톱 10에 드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자체분석 결과 금메달 10~12개는 따야 한국의 톱 10 수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아테네대회 때는 금메달 9개로 9위를 했지만 베이징대회에서는 종목수가 늘어난 데다 중국의 텃세가 예상되는 만큼 최소 10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촌장은 한국 톱 10의 최대 변수로 안방텃세를 꼽았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노리고 있어요. 그런데 중국과 한국은 여러 종목에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중국서 열리는 게 한국에겐 불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중국의 텃세가 우려되긴 하지만 한국으로선 ‘딸 메달’만 딴다면 톱 10은 가능하다는 게 이 촌장의 생각이다. “전통적으로 강세 종목인 태권도 양궁 레슬링 유도 등에서 제 몫을 해주고 수영 박태환, 여자 역도의 장미란 등이 개인종목에서 선전해 준다면 10개 이상 얻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이 촌장은 2005년 3월 태릉선수촌의 총책임자가 된 이후 ‘베이징 모드’로 선수촌을 변화시켰다. 그는 연간 110일이던 훈련일수를 180일로 늘렸고, 제반시설도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휴식공간, 주차장, 식당 등은 물론이고 오르내릴 때 다칠 것을 우려해 계단까지도 고쳤다.
베이징올림픽까지 딱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 촌장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선수들은 사기로 삽니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적극적인 격려와 관심이 필요한 이유죠. 국민들께서는 힘을 주십시오. 그러면 선수들은 톱 10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글=최경호기자 squeeze@hk.co.kr사진=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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