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은 7일 당 경선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 설문방식 중재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며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상대방에 대해선 “생떼를 쓰고 있다”(이 전 시장측), “양보쇼를 연출하려 한다”(박 전 대표측)며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원칙을 가장 소중히 생각해야 할 선관위가 특정 캠프에서 ‘떼쓰기’를 한다고 해서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고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박근혜 캠프에서는 그 동안 말로는 원칙을 주장하면서 ‘유리하면 원칙, 불리하면 반칙’을 반복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측에 책임을 돌렸다.
진수희 공동대변인도 “선진국에서는 정당 내 후보 지지 조사에서는 ‘선호도’나 ‘적합도’를 묻고, 여야 후보가 확정된 가상대결에서는 ‘지지도’나 ‘가상적 투표의향’을 조사한다”면서 “당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지지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후보에 대한 태도를 설문 조사하는 것이기에 후보에 대한 선호나 적합도를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중재안 역시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한 내용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 전 대표측 이정현 대변인은“선호도를 묻는 당초의 안은 이 전 시장측에 4,000표 정도를 그냥 얹어주라는 것이고, 중재안은 이를 조금 줄여 2,000표를 그냥 주라는 얘기인데 어떻게 받겠냐”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이 전 시장측이 그럼에도 중재안을 거부하는 것은 2,000표에다 막판에 가서 양보한다는 이미지까지 챙기려는 정치쇼”라고 공격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지금 당장은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좀 더 심사숙고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양 캠프의 이 같은 강경기조는 경선 막판 ‘기싸움’의 성격이 짙어 결국은 갈등이 봉합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관용 당 경선관리위원장은 “양 캠프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을 확신한다.
양측 모두 경선이 안 되기를 원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제1사무부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지지도와 선호도는 투표일에 가까워질수록 수렴한다는 전문가 견해가 있다”면서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 안팎의 기류를 대변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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