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는 “당의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는 등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과 비관론이 증폭되고 있다.
7일 요미우리(讀賣) 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27.2%를 기록, 지난해 9월 내각 발족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밑돌았다. 비(非)지지율도 63.7%로 역대 최대이다.정당 지지율에서는 선거에서 압승한 제1 야당 민주당이 26%를 차지, 1998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자민당(25.8%)을 앞섰다.
아베 정권의 계속되는 추락은 아베 총리가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정권유지를 선언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의원 조기해산’이 56%, ‘아베정권 연내 퇴진’이 66.4%(이상 산케이신문 3일자 조사)로 나타날 정도로 여론은 그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전 간사장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등과 협의한 뒤 “의석수가 40석을 밑도는 참패일 경우 정권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아베 총리에게 전했으나, 그 자리에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초비상이다.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자민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고사카 겐지(小坂憲次) 전 문부과학성 장관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홈런을 맞은 투수의 교체를 원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야당으로부터는 “우리들이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아베군이 계속하는 것이 좋다”(와타나베 고조 민주당 최고 고문)는 등 비아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8ㆍ15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하지않기로 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7일 보도했다. 원칙적으로 야스쿠니 참배 지지파인 아베 총리는 선거 참패로 정권 기반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참배를 단념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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