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이 까다롭긴 해도 신앙심으로, 또 직장 동료들의 이해와 배려로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무슬림들 가운데는 자영업 종사자나 학생이 많지만 대기업 직장인도 있다. 인터넷 ‘한국 이슬람 신도회’ 운영자인 김은수(31)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해외사업팀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천주교 신자였던 김씨는 대학에 다니던 2002년 12월 두 달 동안 이란, 터키 등지를 여행하면서 이슬람교를 처음 접했다. 귀국 후 이슬람교에 대한 공부를 했고, “확신이 들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그는 “집안의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인정해 주셔서 결혼도 무슬림 아내와 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무슬림’이라는 사실은 회사 생활에 어떻게 작용할까. 김씨는 “사실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입사시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했다”면서도 “신념대로 지원서에 ‘무슬림’이라고 썼고, 회사 측에서도 이해해 줘 큰 지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사 후 직장 동료들의 반응이 신경쓰이는 것은 당연했다. 처음엔 모두들 신기하게 바라봤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잘 이해해 준다고 한다. 하루에 다섯번 해야 하는 예배는 빈 회의실 문 앞에 ‘예배 중’이라고 써 붙이고 행한다.
김씨는 “대기업에서 일하긴 하지만 외근이 많아 큰 불편은 없다”며 “마케팅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신도들은 업무상 이유로 종교색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씨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다. 김씨는 “이번 피랍 사태로 한국의 무슬림 형제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며 “한국에선 소수 종교여서 기도시설 등이 부족한 건 괜찮지만 이슬람은 과격하다는 오해가 날로 확산되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진실희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 4년) 김도연 인턴기자(이화여대 경영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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