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스웨덴 출신의 모델 엘린 노르데그린과 결혼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 6월19일 첫 딸 샘 알렉시스를 얻었다. 그러나 우즈는 공교롭게도 득녀를 한 뒤 2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열린 AT&T 내셔널에서는 공동 6위,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브리티시 오픈에서는 톱 텐에 들지도 못하고 공동 12위에 그쳤다. 호사가들은 “우즈가 딸에게 정신이 팔려 골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입방아를 찌어댔다.
그러나 황제의 위용을 되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즈가 마침내 딸에게 첫 우승컵을 안겼다. 우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파70ㆍ7,455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35만달러.
지난 5월 와초비아챔피언십 제패 이후 석 달 만에 시즌 4승째를 거둔 우즈는 9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3연패와 함께 통산 6승을 거둬 66.7%의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파이어스톤 골프장에서 기록한 통산 6승은 잭 니클로스와 알렉스 로스가 각각 오거스타내셔널과 파인허스트에서 세운 동일 코스 최다 우승과 타이 기록.
이번에도 우즈의 ‘붉은 셔츠 마법’이 통했다. 이날 1타차 2위로 경기를 시작한 우즈는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공동선두에 올라선 뒤 3타를 더 줄였고 경쟁자들은 ‘붉은 셔츠 공포’에 무너지면서 8타차의 대승을 거뒀다.
전날까지 선두를 달리며 “우즈를 꺾을 수 있다”고 큰소리쳤던 로리 사바티니(남아공)는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버디 2개를 잡은 반면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로 4타를 잃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공동 2위로 밀렸다.
사바티니는 경기 도중 자신에게 “아직도 우즈를 이길 수 있느냐”며 비아냥댄 갤러리를 쫓아 내라고 경찰을 부르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최경주(37)는 1타를 잃어 최종합계 4오버파 284타로 공동 11위에 올랐고 양용은(35)은 15오버파로 공동 56위에 그쳤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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