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의 이무기가 영화계의 각종 기록을 집어 삼키며 무서운 속도로 승천하고 있다.
<디 워> 배급사인 쇼박스는 6일 “개봉 첫 주(1~5일)에 전국 295만 명의 관객이 들어, <캐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가 갖고 있던 기존 기록(271만명)을 깨뜨렸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기록은 <괴물> 의 263만 명이었다. 이 영화는 6일 3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괴물> 캐러비안의> 디>
<디 워> 흥행의 첫번째 이유는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창조한 이무기라는 소재가 방학을 맞은 어린 관객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신드롬이라 부를 만한 ‘ <디 워> 현상’을 설명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전문가들은 평론가들의 악평이 되려 심 감독에 대한 대중(네티즌)의 ‘보호 심리’를 자극했다고 본다. 디> 디>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영화가 공개되기 전, 심 감독이 TV에 나와 스스로를 영화계의 ‘고독한 영웅’으로 각인시킨 것이 성공했다”며 “<디 워> 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 평가도 대중의 눈에는 심 감독에 대한 영화계의 이지메(왕따)로 비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온라인 공간에서 이 영화를 비판하는 평론이나 기사에는 수천 건의 악성 댓글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있다. 디>
감성에 호소한 애국심 마케팅도 신드롬의 한 원인이 됐다. 영화 말미에 아리랑을 삽입하고 “할리우드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심 감독의 변을 영화에 넣은 것이, 민족주의에 민감한 젊은 네티즌들에게 유효했다는 지적이다.
<디 워> 의 흥행을 보는 영화계의 심정은 복잡하다. 불과 몇 주 전까지 “한국영화 다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던 입장에서 흥행 자체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 <디 워> 현상’을 한국 영화산업의 부활로 보려는 사람은 영화계에서 찾기 힘들다. 디> 디>
이송희일 감독이 4일 <디 워> 에 대한 비판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조리돌림’을 당했다. 6일에는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가 이 영화를 신랄하게 비판해 뜨거운 감자가 됐다. 디>
그는 “심 감독이 ‘충무로에서 천대받는다’고 하지만, 300억원의 투자를 받는 그는 결코 소외의 대상이 아니다”며 “영화계의 비판은 그가 개그맨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영화의 완성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평론가 전찬일씨는 “대중문화를 포퓰러컬쳐(수용자의 주체의식이 가미된 대중문화)와 매스컬쳐(집단적 하위문화)로 나눌 때, <디 워> 에 대한 열광은 전형적인 매스컬쳐”라며 “이 영화에 대한 환호가 한국 대중의 문화수준으로 인식될까 두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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