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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1세 동갑 부부, 최장 결혼생활로 기네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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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1세 동갑 부부, 최장 결혼생활로 기네스북

입력
2007.08.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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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80년 넘게 해로한 부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한 커플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101살 동갑인 로이 애덤스와 베스 애덤스 부부. 부부는 3일로 종전 기록 80년 15일을 깨고 지구촌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함께 산 커플이 됐다.

로이 애덤스는 평생 이발사로 일했고 부인은 전업주부로서 자녀를 키우는데 전념하며 다복한 가정을 일궜다. 1927년 두 사람은 베스의 사촌 결혼식에서 만나 첫 눈에 반했으며 수개월의 짧지만 뜨거운 연애기간을 거쳐 그 해 7월 18일 웨딩마치를 울렸다. 결혼식 후 17년간 위워카에 살다가 44년 프라이어로 이사한 뒤 이발소 문을 열었고 80년대 초에 은퇴했다.

그간 부부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동서냉전, 동구 사회주의권의 해체 등 20세기의 격동기를 함께 지켜보았다. 부부가 함께 한 80여년간 재임한 미국 대통령이 10명을 넘는다.

부부는 다섯 자녀를 두었지만 이들 말고도 무려 200명의 고아를 돌보았다. 친자녀들에게서 16명의 손자, 손녀가 태어났고 증손이 22명, 현손이 27명에 이른다.

현재 애덤스 부부는 프라이어의 양로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으며 자녀와 후손들도 대부분 프라이어에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다.

7월 18일 애덤스 부부의 결혼 80주년 기념일에는 5대가 한 자리에 모여 축하를 주고 받았다. 가족과 하객들 앞에서 대형 케이크를 자른 뒤 로이 애덤스는 “80년 전 베스의 사촌오빠 결혼식에서 만난 순간부터 나는 사랑의 포로가 됐다”며 “그 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한번도 위기를 맞지 않은 것은 베스 외에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온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식지 않은 사랑의 열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또 “자식 다섯 명 가운데 우리 부부보다 앞서 간 자식이 하나도 없는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살면서 유일하게 가슴 아팠던 것은 대공황시대에 형편이 너무 어려워 먼지 나는 작은 집에서 힘들게 지냈던 것”이라고 술회해 대체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오랫동안 금슬을 유지해온 비결에 대해 “별다른 것은 없으며, 항상 침착함을 잃지 않고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양로원의 한 직원은 “두 사람같이 서로를 아끼는 부부를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부부는 항상 상대방의 옆을 지키고 있다”며 “얼마 전 부인이 10일간 몸져눕자 할아버지가 내내 병상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 아직도 연애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부러워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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