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전자 "기흥공장 라인 정상화, 실적이 입증할 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전자 "기흥공장 라인 정상화, 실적이 입증할 것"

입력
2007.08.07 00:09
0 0

삼성전자는 정전사고가 났던 기흥 반도체 공장을 6일 국내ㆍ외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사고 발생 21시간30분 만에 신속히 복구를 완료, 정상 가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구한 억측과 의구심을 조기에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사고에 대한 국내ㆍ외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로이터 AP 등 10개 외국 언론사를 포함해 50개 매체 기자들이 현장을 찾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사고 발생 4일 만에 둘러본 기흥 반도체 공장은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자신감과 긴장감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었다.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을 맞아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하루 만에 라인을 정상화했다는 게 자신감의 원천이라면, 사고 여파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지도 모른다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비메모리(시스템 LSI) 제조 센터장인 최창식 부사장은 “월별 생산목표를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불량품을 제로로 하기 위한 비상 품질관리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이날 정전이 있었던 6개 라인 중 S라인(시스템 LSI)만 공개했다. 유리창을 통해 라인을 둘러볼 수 있는 ‘윈도투어’가 가능한 유일한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보안상 이유로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S라인은 12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투입,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 3일 오후 2시30분 정전으로 전원이 차단됐으나 4시간 만에 전원 공급이 재개된 뒤 4일 오전 4시30분부터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건물 입구에 붙은 ‘청정, 보안, 안전,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라는 구호를 뒤로 하고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공정과 공정을 연결하는 레일 위를 자동반송기가 분주히 움직이며 웨이퍼 묶음(25개들이)을 나르고 있었다.

실내 온도 23도, 습도는 45%. 민감한 반도체를 위해 최적화된 환경이다. 그렇다면 4시간의 정전 속에 어떻게 웨이퍼들이 큰 손실을 입지 않고 견딜 수 있었을까.

최 부사장은 “질소 등 핵심 설비는 비상 발전시스템(UPS)으로 가동했고 높은 수준의 오염차단 설비를 구축한 탓에 조기 정상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화학약품으로 반도체 표면의 패턴을 만드는 식각 공정의 경우 정전과 함께 가스밸브가 자동으로 잠기게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UPS와 자가 발전기를 포함한 예비전력은 전체 필요 전력의 30%에 불과하다.

“백업시스템에 정말 문제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최 사장은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하는 S라인은 UPS가 버텨줬지만, 8인치를 생산하는 노후 라인들은 그러지 못해 복구에 더 시간이 걸렸다”고 밝혀 백업시스템에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수율(정상제품 비율)은 사고 전 수준으로 이미 회복됐다”며 “사고 원인은 한전 등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정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황창규 반도체부문 총괄 사장도 나섰다.

그는 “어떤 설명보다도 3분기 실적을 통해 공장 정상화를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사고 이후 대형 수요처의 문의가 쇄도했지만, 정확한 사고기흥공장 상황과 이후 생산계획을 자세히 설명해 고객사들의 변함없는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고가 삼성전자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지, 시장 일각의 우려대로 경쟁자인 도시바가 쾌재를 부르는 전기가 될지는 실적이 나오는 한달 후에 판가름 날 것 같다.

기흥=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