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과 영화를 만들면서 ‘코리안 시네마’의 강렬한 에너지를 실감했어요.”
영화 ‘대부(代父)’를 감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조카이자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의 자문인 앙트완 코폴라가 한국 대학서 열강하고 있다.
프랑스의 프로방스 대학 교수이기도 한 그는 지난달 9일부터 한국외대의 ‘국제여름학기’에서 한국영화 과목을 강의중이다. 그는 유현목 김기덕 감독 등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한국 관련 책들을 잇따라 출간해 이미 유럽에선 한국 영화의 전문가로 이름나 있다.
그는 매주 목요일 오전 강의를 통해 일제강점기에서 현재까지 한국 영화의 흐름을 소개하고 유럽 영화의 전통과 최근 양상과 비교해 차이점을 설명한다. 영화사 강의 외에도 월요일 저녁엔 학생 20명과 단편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워크숍을 연다. 이 워크숍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의 한 장면을 베껴 찍는 실습을 하고 있는데 거의 작품 완성 단계에 와 있다.
그는 “한국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나누고 싶어서 대학 측의 강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학생들이 수업시간마다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를 해 강의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는 힘이 넘치는 데다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그가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 프랑스 파리에 유학 온 임순례 감독과 변혁 감독 등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한국 친구들을 통해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같은 50, 60년대 걸작들을 본 뒤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며 “이후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지켜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창동 홍상수 김기덕 같은 독창적인 작가 감독을 좋아한다”며 “한국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는 감독들과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높은 관객들 덕분"이라고 한국 영화의 역동성을 평가했다.
2001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1년 간 강의하기도 했던 그가 한국외대 ‘국제여름학기’ 수업을 맡은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종강을 앞두고 그는 “앞으로 디지털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도 한국 영화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성시영 기자 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