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5일 서로 상대방의 금품 제공설을 제기, 양측의 폭로전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 캠프가 이 전 시장의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비방하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대학생들을 지원하고 합동연설회에 대학생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수천만원을 제공했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캠프가 대운하 비방 UCC 제작을 위해 캠프 내 ‘2030 국민참여본부’ 소속 청년 및 대학생 8명에게 6박 7일간 지역 탐사를 사주하고 그 대가로 1,000만원을, 별도로 수당 50만원씩을 건넸다는 것. 자금은 김성조 2030 국민참여본부장이 현금으로 줬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박 전 대표 측 대학생팀장 황모씨의 고백이 담긴 녹취록을 함께 공개했다.
박 대변인은 또 박 전 대표 캠프가 합동연설회 동원 등에 이용할 목적으로 대학생팀을 조직, 운영하면서 이성헌 조직총괄부본부장이 매월 200만원씩 대학생팀에 제공했으며 이 팀에서 인천, 춘천 합동연설회에 40명의 대학생을 동원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표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해호씨와 이 전 시장 캠프 인사들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이혜훈 대변인은 김씨가 이 전 시장 측 핵심 측근으로부터 100만원을 받았다는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 “이 전 시장 캠프의 몸통이 김씨를 매수해 같은 당 후보를 음해하도록 사주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 전 시장 캠프의 정책홍보단장이 김씨에게 허위 기자회견문을 작성해주고 고 최태민 목사와 관련한 국정원 보고서를 전달했으며, 이 전 시장의 유세단장이 최태민 보고서와 관련해 국정원 직원과 60여 차례 통화한 내용이 국정원 감찰보고서에 담겨 있다”고 파상 공세를 폈다.
이 대변인은 박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선 “대학생 정치의식을 조사하기 위해 정식으로 용역을 준 것”이라며 “자기 안경으로 남을 바라보고 자기가 그러니 남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6일이나 7일께 이 전 시장 측의 다른 금품 살포 의혹을 제기할 예정이며 물증도 다 있다”고 말해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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