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18일째인 5일 일부 피랍자들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고 탈레반 관계자가 거듭 경고했다.한국 정부도 일부 인질의 건강이 심각하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마이니치(每日)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인질 2명에 대해 “중증 위장병으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여성 인질 2명은 건강한 사람들처럼 먹을 수 없으며 걸을 수도 없다”며 “이들이 움직이려면 누군가의 부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마디 대변인은 “다른 사람들의 병세는 가볍다”며 “여성들은 계속 울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인질들이 보름이 넘는 장기간의 피랍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음식과 기후 등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통 등이 이미 한계에 달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카라바흐 지역은 해발 1500m가 넘는 사막지대여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한 인질들이 설사ㆍ고열 등 세균성 이질 증상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마디 대변인은 또 “인질들은 1명씩, 적어도 500m 떨어진 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거기서 샤워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CBS, AFP와 인터뷰한 여성 인질들이 “다른 3명과 함께 있다”고 밝혔던 점에 비춰보면 탈레반측이 아프간 군 당국의 군사 움직임이 강화하자 인질들을 더욱 분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질을 치료하기 위해 3일 가즈니주(州)로 갔던 카불의 와히즈 병원 의료진은 탈레반의 거부로 결국 인질들을 만나지 못했다. 와히즈 병원 관계자는 “탈레반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인질 치료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의사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잘못된 치료를 받아 인질들이 사망한다면 그 책임을 탈레반이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인질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도 의료품 전달 등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한편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동의부대 소속 군 의료진을 가즈니주 인근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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