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인상일까, 아니면 일단 쉬어 갈 것인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임박하면서 7월에 이어 8월에 연속으로 콜금리를 인상할 지 여부가 관심이다. “내리기는 쉬워도 올리는 힘든” 정책금리의 속성을 입증하듯 한은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전례가 없는 탓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9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콜금리 추가 인상 및 동결 전망이 맞서고 있지만, 점차 동결가능성에 무게 중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불과 1~2주 전만 해도 유례 없는 ‘콜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은 꽤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9%, 전분기 대비 1.7% 성장하며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 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1일 천하’에 그치긴 했지만,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전인미답의 2,000고지를 밟은 것도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그 동안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쳐 부동산과 증시 과열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은이 이제라도 시장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안팎의 주문도 적지 않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7월말부터 불거진 미국 발 신용경색 리스크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가 전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해 국내 증시가 1,800선까지 밀리면서 한은이 콜금리를 연속 인상하는데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시중은행 한 채권 딜러는 “현재의 지표수준은 한은의 기존 입장을 지지하는 정도로 보인다”며 “현재의 물가 수준이나 성장세, 그리고 해외 신용 경색 문제 등을 감안할 때 2개월 연속 인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타격 역시 금통위원들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시기의 문제일 뿐, 하반기 콜금리 추가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데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은 분명하다. 비록 외부 악재가 복병으로 등장했지만, 시중에 풀린 과잉 유동성 해소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8월이 아니라면, 9월이나 10월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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