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불패’ 신화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세계 휴대폰시장이 요동을 쳐도, 타 업체들이 사활을 건 추격전을 펴도 노키아는 흔들리지 않는다. 노키아의 아성은 점점 더 굳건해지는 양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올해 2분기에 1억8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분기 판매량 1억대를 처음 돌파한 것은 노키아가 처음이다. 뿐 만 아니라 노키아는 2위 삼성전자, 3위 모토로라, 4위 소니에릭슨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이 팔았다.
노키아의 2분기 매출은 15조8,634억원, 순이익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 28%, 순이익은 148%나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도 1분기(9,100만대)보다 3% 이상 오른 3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승승장구 비결로, 다른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원가경쟁력에 있다. 워낙 많은 물량을 만들어내다 보니 다른 업체들보다 싼 가격에 부품을 대량 구입하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것이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각종 반도체와 통신용 소프트웨어 저작권료(로열티)도 다른 업체들보다 저렴하다. 특히 위탁생산 방식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싸게 휴대폰을 만들기 때문에 저가폰을 팔아도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는다.
노키아는 이 같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간 100종이 넘는 휴대폰을 제작,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40달러 대 저가폰 위주인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2분기에 2,370만대를 판매했으며, 100달러 이상 중ㆍ고가폰이 강세인 유럽에서도 2,390만대를 팔았다.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점유율은 56%나 된다.
덕분에 노키아는 저가폰을 팔면서도 브랜드 가치는 ‘프리미엄폰’ 못지 않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최근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노키아는 약 337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로 세계 5위에 올랐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21위, 소니 23위, 모토로라는 77위였다.
모토로라의 부진도 노키아의 독주를 도왔다. ‘레이저’ 이후 후속타를 내지 못한 모토로라는 2분기 판매량이 3,550만대로 전분기보다 32% 줄었다. 삼성전자와 다른 업체들의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모토로라가 잃은 판매량을 노키아가 대부분 가져간 셈이다.
다양한 제품군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노키아의 독주는 지속될 전망이다. 프리미엄폰 고수전략에서 ‘프리미엄-저가폰’ 양동작전으로 전환한 삼성전자가 2위로 올라섰지만, 노키아를 추격했다기 보다는 모토로라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란 해석이 많다.
판매량(3,700만대)면에서 턱없이 뒤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시장에서 원가경쟁력과 브랜드가치로 무장한 노키아의 아성은 상당기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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