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야마 나나에 지금ㆍ정유리 옮김 / 이레 발행ㆍ200면ㆍ9,500원
스무 살 ‘나’는 외국에 가면서 홀로 남겨질 딸을 걱정한 엄마의 강권으로 일흔한 살 친척 할머니와 함께 산다.
대학엔 가기 싫고 직장 생활에도 관심 없다고 뻗대며 프리터로 살아가지만, 주인공은 내심 불안하다. 변변치 않은 아르바이트, 잘 풀리지 않는 연애, 뭐 하나 뛰어난 구석이 없다는 자기 비하 등을 홀로 싸안고 세상을 적대한다.
함께 살게 된 깅코 할머니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사교춤 파트너인 할어버지와 교제를 즐기는, 약간 괴짜이지만 수더분한 사람이다. 소설은 할머니에게 심술과 어리광을 번갈아 부리면서 주인공이 자기를 치유하고 ‘어엿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이 작품으로 올해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올해 스물셋의 작가는 극적인 장치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일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 만으로 독자의 공감을 자아내는 저력을 발휘한다.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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