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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국의 퍼스트레이디' 8인의 청와대 안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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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국의 퍼스트레이디' 8인의 청와대 안주인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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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지음 / 황금가지 발행ㆍ300쪽ㆍ1만2,000원이들도 한국을 지배했을까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질겁하겠지만 이런 말이 시대를 풍미하던 때가 있었다.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남성이지만, 남성을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한국의 퍼스트레이디> 는 남성을 통한 원격조종이 여성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던 시대, 대통령 부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대통령을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1998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조은희(46) 양성평등연합여성정책연구소 대표. 그는 “한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은 대통령이지만, 그 대통령을 움직이는 사람은 퍼스트레이디”라며 “그들이 대통령에게 미친 영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는 한국 현대 정치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서문에 적었다.

책은 8명의 대통령 부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측근들과의 인터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회고록, 여성지와 월간지 인터뷰 등을 토대로 프란체스카부터 이희호 여사까지 대통령 부인 여덟 명의 삶을 소략한 전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저자는 8명을 유형별로 프란체스카 육영수 김옥숙 여사를 ‘내조형’, 이순자 권양숙 여사를 ‘여성 지도자형’, 공덕귀 홍기 손명순 여사를 ‘국민 호감형’, 이희호 여사를 ‘업적형’으로 분류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매일 가계부를 쓰며 직접 손빨래를 하는 알뜰한 살림꾼이었고, 윤보선 전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여사는 청와대 생활이 ‘조롱 속의 새’ 처럼 갑갑했던 여성 엘리트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는 나환자들의 손을 잡고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을 통해 ‘국모’의 이미지를 각인시켰으며, 최규하 전 대통령의 부인 홍기 여사는 평생 잡음 한번 일으키지 않은 조용한 내조자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조기교육 강화와 심장병 환자 돕기에 힘을 쓰는 등 적극적이었던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그림자 내조’라는 말을 만들어낸 베일 속의 퍼스트레이디였다는 게 저자의 평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최초로 단독 해외 순방에 나선 대통령 부인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여성운동가답게 젠더 이슈를 직접 제기하고 그것을 해결해간 가장 고학력의 대통령 부인이었다.

퍼스트레이디들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그러나 그 시선이 8명의 퍼스트레이디에게 균등하게 호의적이어서 종종 부당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호기심을 유발하며 술술 읽히는 재미는 있지만, 참고문헌의 주종이 자서전이나 인터뷰 등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것들이라 저자의 평가에 쉬이 설득되지는 않는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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