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화는 투타가 동반 부진에 시달리며 2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한화 응원단장 홍창화씨가 3일 대전 한화-현대전에 삭발한 채 나타날 정도로 한화 선수단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전날 에이스 류현진까지 나섰지만 5연패 늪에 빠졌기 때문. 게다가 최근 3연승을 거둔 현대를 만난 것도 부담이었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주장 정민철은 경기 전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야 할지 걱정돼 밤잠을 설쳤다”면서 “오늘은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온 외야수 고동진은 뙤약볕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오늘은 꼭 이기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정민철이 잘 던지고 고동진이 결승타를 친 한화가 현대를 2-0으로 꺾고 5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LG를 1경기차로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정민철은 최고 구속이 140㎞에 그쳤지만 칼날 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팀 타율 1위인 현대 타선(0.277)을 7회 2사까지 7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올시즌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정민철은 이날 시즌 9승(4패)을 거둬 롯데 손민한, LG 박명환 등과 함께 다승 공동 5위가 됐다. 또 평균자책점도 3.03에서 2.86으로 끌어내려 두산 리오스(1.53)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정민철은 경기 후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앞섰기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고동진은 0-0으로 맞선 4회말 무사 만루에서 천금 같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냈다. 고동진에게 결승타를 맞은 현대 선발 전준호는 7이닝 동안 2실점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7패(5승)째를 당했다. 현대는 3연승 끝.
대구에서는 삼성이 SK 수비진의 끝내기 실책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최근 3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삼성은 2-2 동점인 9회말 1사 1ㆍ2루서 신명철이 3루 땅볼을 쳤지만 병살플레이를 노리던 SK 3루수 최정이 2루에 악송구한 틈을 타 2루주자 강명구가 홈을 밟아 극적인 결승점을 뽑았다.
2-2 동점인 8회부터 구원 등판한 삼성 권오준은 2이닝 무실점 호투로 행운의 승리(3승)를 챙겼다. 삼성 양준혁은 7회말 우전안타를 쳐 사상 첫 3,500루타 금자탑에 딱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SK는 2위 두산에 4.5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서울 라이벌전’이 벌어진 잠실에서는 두산이 LG를 10-4로 대파하고 최근 4연승 및 홈 4연승을 달렸다. 올시즌 한국 무대에 복귀한 두산 이승학은 5와3분의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첫 선발승을 거두며 3승 무패의 신바람을 냈다. 3연패를 당한 LG는 5위로 추락했다.
광주에서는 롯데가 홈팀 KIA를 15-4로 대파했다. 안타수는 13-12로 접전을 벌였지만 집중력에서 롯데가 앞섰다.
대전=이상준기자 jun@hk.co.kr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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