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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린 위조… 토지계약서 1자→4자로 바꿔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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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린 위조… 토지계약서 1자→4자로 바꿔치기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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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4자인가, 1자에 가필을 해 만든 4자인가.’

대검찰청 문서감정실 유경숙(46) 수사관은 지난해 연말 어려운 숙제 하나를 넘겨받았다. 토지 및 건물매각과 관련한 계약서 위조 문제를 두고 다투는 사건에 등장하는 4자의 진위 여부를 밝히는 것이었다.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지방 도시의 토지 및 건물을 2004년 1월30일까지 매각해 주는 조건으로 의뢰자 B씨로부터 4,000만원을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약속 기간을 넘겨 2월 중순에야 땅을 매각하는 바람에 돈을 날리게 된 A씨는 계약상 날짜를 ‘2004년 4월30일’로 위조해 중개료 청구소송을 냈고, B씨는 A씨를 사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4’자의 위조 여부를 가리기 위해 유 수사관은 숫자가 같은 시기에 기입됐는지를 파악하려고 필기구 성분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 다음에 동원한 기법은 필적 감정. 그러나 ‘4’자가 위조됐다 해도 ‘1’자에 한 획을 추가한 것에 불과해 다른 필적과의 동일성 여부를 밝히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마지막으로 유 수사관은 필적에 남은 서명 당시의 압력, 즉 필압(筆壓)을 추적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문제의 ‘4’자와 계약서상에 정상적으로 기재된 다른 ‘4’자를 3D 기법으로 입체 처리한 결과, 문제의 ‘4’자는 ‘1’자를 쓴 다음 한 획을 가필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이를 토대로 A씨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수사 일화는 유 수사관이 3일 발행된 검찰 인터넷신문 ‘뉴스프로스’ 8월호에 올린 ‘한 획에 담겨진 진실’이라는 글을 통해 알려졌다. 유 수사관은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 황우석 박사도 대검의 필적감정 결과가 제시되자 차명계좌의 존재를 시인했다”고 전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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