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로 재산을 불려주겠다’며 주부 동창생들로부터 15억여원을 뜯어낸 중년의 커리어우먼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그녀는 투자 손실이 나자 서류까지 위조해 사용했다.
대구 모 금융기관 고위 간부의 딸인 김모(45)씨는 지역 명문여고를 나와 서울의 유명 사립여대를 졸업했다. 이후 세계적 체인 호텔에 입사한 김씨는 과장까지 승승장구했고, 남편도 모 정당 서울 지역 지구당 위원장을 맡는 등 겉으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그러나 부유한 생활을 누리던 김씨는 수년 전 친정 돈으로 개인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한 뒤 친정 아버지가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자 살림을 하는 주부 동창생들에게 접근했다. 동창들은 정치인 남편을 두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 김씨를 부러워했다.
김씨는 2005년 12월 친구 이모씨에게 “유명 펀드매니저가 주식계좌를 관리해 주니 돈을 빌려주면 큰 수익을 내 주겠다”고 속여 1년여 동안 4억1,500여만원을 받는 등 지난해 10월까지 친구 4, 5명에게 15억여원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으나 모두 날리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실제 유명 펀드매니저 이름을 넣은 계약서를 위조하고 손실이 나자 예탁금 현황서류도 위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3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 대해 “김씨가 가로챈 돈이 15억원이 넘고 관련 서류까지 위조하는 등 죄질이 중한데다 피해자들에 별다른 피해 변상도 못하는 점 등에 비추어 장기간의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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