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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책은 세상을 향해 열린 窓 그窓에 우리 이름을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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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책은 세상을 향해 열린 窓 그窓에 우리 이름을 새기자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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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프랑스와 한국에서 동시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어릴 때 나는 책에 둘러싸여 지냈는데, 벽을 따라 촘촘히 책이 꽂혀 있던 아버지의 서재에는 주로 프랑스 역사와 어선(漁船), 오래된 엽서에 대한 이야기가 숨쉬고 있었다.

여행을 떠날 때 맨 처음 준비는 온 가족이 각자 읽을 책들을 사는 것이었다. 오래 전부터 책은 항상 즐거움을 주었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었다. 이런 작은 창문을 통하여 나는 세계를 배울 수 있었고 그 창문을 통해 어딘가로 떠날 수 있었다. 때때로 어머니는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마당으로 쫓아낼 정도였다.

나의 고향과 고기잡이 어선들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 아버지가 책으로 펴내셨을 때 난 아버지께 감명을 받았고 자랑스러웠다. 그는 스스로 작은 창문을 열었고 그 창문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것이었다!

내가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에도 많은 책들이 주위에 항상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로서 책을 읽을 시간이 늘 부족했지만 만지면서 볼 수 있는 책, 소리를 내는 책, 목욕용 플라스틱 책 등 많은 책들이 나와 함께 했다. 난 아이들에게 이런 작은 창문들을 항상 소중하게 여기게끔 책을 찢거나 낙서를 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내가 집안에서 수많은 시간 동안 써온 글이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아이들의 눈빛에서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이라는 수많은 창문을 열고 나서 종종 책을 쓸 기회를 얻기도 한다.

10살인 큰 아들 유진이는 벌써 그런 것을 느끼고 작은 손으로 직접 책을 써서 내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타이타닉에 대해 자신의 관점에서 느낀 대로 이야기를 직접 쓰고 그림을 넣어서 쓴 책을 보여준 것이었다. 난 그 책을 복사해 친구들과 프랑스의 가족과 친척들에게 보내 주었다.

유진이는 자신이 꼭 책을 쓸 수 있다고 믿었고, 난 용기를 주었다. 마음속 수많은 창문들이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수많은 창문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것과 한 가족의 건축가가 됐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이다도시ㆍ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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