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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정부, 직접 협상-외교전 투 트랙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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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정부, 직접 협상-외교전 투 트랙 접근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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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인질 피랍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탈레반 무장세력과 직접 협상을 벌이는 한편 인접국 파키스탄 등에 중재요청을 하는 등의 외교전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주변국의 여론을 통해 탈레반을 간접 압박하는 홍보전도 병행하고있다.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은 2일부터 가시화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협상시한(한국시간 오후 4시30분)을 제시하며 위협하던 탈레반은 최종 시한이 지나자 추가협상시한 대신 한국과의 직접적인 대면 협상을 요구했다. 가즈니주의 탈레반 사령관인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2일 미 CBS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우리는 협상진전을 낙관하기 때문에 새로운 데드라인(협상시한)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한국 대표와의 대면협상이 수일 내 이뤄질 것 같다”는 희망적인 정황을 전했다.

탈레반이 건강 상태가 위독한 여성 인질 2명을 먼저 교환하자고 제안한 사실이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의 처리 문제와 관련, 부족 원로들에게‘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종교적 명령)를 내려 주기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탈레반이 당분간 유화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근거다. 그러나 이 같은 탈레반의 유화 제스처는 선전전의 일환일 수도 있다.

직접 협상을 하더라도‘수감자 석방’이 우리정부의 권한이 아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만큼 다시 협상이 좌절되고 탈레반이 새로운‘시한’을 제시할 개연성도 충분하다.

이 때문이 한국 정부는 직접 협상뿐만 아니라 장외에서 외교전과 홍보전을 강화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대통령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귀국 도중인 2일 파키스탄에 들러 고위급 인사들을 접촉했다. 백 특사는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뿐 아니라 친탈레반인사인 급진 이슬람 정당‘자미아트 울마에 이슬람’의 지도자 마울라나 파잘 우르 레흐만까지 만나 한국인 인질 석방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물론 파키스탄 정부는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해“정면으로 한국인 납치 문제 해결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 내부에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탈레반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쿠르시드 카수리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2일“아프간 문제의 경우 전체론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NATO와 탈레반 지도부와의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영국은 세차례의 전쟁을 통해 아프간을 충분히 경험했다”면서“아프간에서는 군사력도 필요하지만 정치적인 접근법도 병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여론에 호소해 탈레반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장외 홍보전도 계속되고있다.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와 불가리아 프랑스 등이 외교부 명의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2일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특별 성명이 채택됐다. 인도네시아 이슬람단체‘무함마디야’ 총재와 전 세계 수니파 최고 교육기관인‘알아즈하르’ 지도자등종교계의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인질 협상에서 손을 떼는 듯한 모양새다. 아프간 정부협상단 대표인 와히둘라 무자다디 의원은 3일“ 정부가 내 신변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않는다”며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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