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2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이 전방위로 충돌하고 있다.
김해호씨 흑색선전 배후설, 이 전 시장측의 금품 살포설 등을 놓고 거센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 설문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박 전 대표측이 ‘경선불참’가능성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 경선 열기와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미 정해진 룰에 대해 생떼 부리지 마라(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이런 식으로 계속 원칙을 깨뜨리면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박근혜 전 대표측).”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2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의 설문내용을 놓고 이 전 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후보로 누가 되는 것이 좋겠습니까’라고 묻는 선호도 방식을, 박 전 대표측은 ‘후보로 누구를 지지할 것입니까’라는 지지도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경선관리위원회는 3일 질문 방식 최종 결정을 6일로 연기했다. 산하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가 전날 선호도 방식을 다수의견으로 채택했지만, 박 전 대표측의 반대로 일단 결정을 미룬 것이다.
최구식 경선관리위 대변인은 “양측의 대립이 워낙 첨예하기 때문에 회의를 다시 열고 결정할 것”이라며 “박관용 위원장이 양 캠프측 인사들을 접촉해 단일안을 만들어 월요일 회의에서는 표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결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은 격앙돼 있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당의 결정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왜 이렇게 특정 캠프의 주장에 끌려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여론조사는 인기가요 순위를 정하는 것과 다르다”며 “투표의사를 묻는 것인 만큼 지지도 조사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간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요구해 관철시키고 결국 자기들 유리한 데로만 끌고 가는데 이러면 정상적 경선이 안 된다”며 “과연 경선에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도 강경하다. 박형준 대변인은 “우리는 5월에 당이 제시한 경선룰 중재안이 불리했지만 전향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유불리를 떠나 당에서 정한 방식에 계속 반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5ㆍ31 지방선거 때도 선호도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며 “박 전 대표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관행은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반문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박 전 대표측의 ‘경선 불참’ 언급과 관련, “자기네 뜻대로 안되면 다 그렇게 하는 것이냐”며 “당의 결정에 깽판을 놓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저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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