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호 지음 / 살림 발행ㆍ316쪽ㆍ1만3,800원
세계에서 가장 큰 땅덩어리, 유라시아 대륙을 두 다리의 힘 만으로 페달을 밟아 횡단한 우리의 젊은이들이 있다. <자전거 유라시아 횡단기> 는 일상의 짐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230일간 13개국 1만8,000km의 거리를 자전거로 달린 패기어린 청춘들의 이야기다. 자전거>
산악전문지인 월간 의 사진기자 남영호(31)씨는 자신의 오랜 꿈인 유라시아 횡단을 위해 직장에 사표를 던진 뒤, 땀이 흠뻑 밴 그 여정을 책으로 엮었다. 인터넷 공모를 통해 대원으로 뽑힌 김형욱, 최다운씨가 동참했고, 저자와 친분이 있던 산악인 박정헌씨도 의기투합해 파키스탄의 카라코람까지 함께 길을 나섰다.
박씨는 2005년 히말라야 촐라체 등반 당시 크레바스에 추락한 후배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다 손가락 8개를 잃은 불굴의 산악인이다.
2006년 5월2일 중국 톈진에서 시작한 이들의 긴 여정은 유럽 이베리아반도 남단 포르투갈 로카곶에서 끝이 난다. 중국 칭하이의 끝없이 펼쳐진 풀밭에서 들은 자연의 소리에서는 ‘그 어떤 오케스트라의 황홀한 연주보다도 더한 황홀감’을 느꼈고, 터키의 아크피나르에서는 밤새 들려온 총소리에 쿠르드 반군의 공격을 받는게 아닐까 잠을 설쳐야 했지만, 마침내 도착한 포르투갈 로카곶에서 이들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며 다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타클라마칸 사막과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의 생사를 넘나들었던 라이딩, 무슬림들의 생활 모습,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대원들에게 일어난 뜻밖의 사고와 위기, 짜릿한 로맨스 등 그들의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저자는 “직접 겪은 유라시아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거대하고 길들여지지 않은 곳이었다. 무자비하게 불어닥치는 모래바람과 작열하는 태양, 폭우, 한여름에 내리는 눈, 나타났다 사라지는 길. 이 모든 것이 거대한 숨을 쉬고 있는 유라시아였다”고 말한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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