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1년여 앞둔 미국에서 언론인과 정치인의 유착 문제가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루돌프 줄리아니(63) 전 뉴욕시장과 로저 에일스(67) 폭스뉴스 회장과의 관계를 조명하며 이 문제를 다뤘다.
두 사람이 20년 지기(知己)란 점이 폭스뉴스 보도에 영향을 줘 우정이 불륜이 됐다는 의심이다. 앞서 MSNBC 조사에선 지난 4년간 언론인 143명이 대선주자들에게 기부금을 내며 줄서기에 동참한 것으로 조사돼 언론인_정치인의 뿌리깊은 유착이 새삼 확인됐다.
이날 CBS도 이 같은 언론인과 취재원의 끈끈한 관계는 ‘근친상간’이며, 언론에 대한 냉소와 불신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보수매체인 폭스뉴스는 줄리아니 후보에 대한 특혜 제공 여부에 의혹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 핫라인’지의 조사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공화당의 다른 후보보다 폭스뉴스의 인터뷰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다.
올해 들어 7월 중순까지 그는 이 프로에 115분 등장했는데, 이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보다 25%, 존 매케인 상원의원보다는 무려 2배나 많은 시간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는 에일스와 줄리아니의 특수관계 때문이란 지적이다.
더욱이 줄리아니 인터뷰의 대부분은 그의 지지자로 알려진 언론인 션 해니티에 의해 이뤄졌다. 폭스뉴스 측은 단지 줄리아니의 뉴스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에일스 회장의 입김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폭스뉴스를 제외하면 줄리아니는 CNN에는 36분, CBS에는 19분, MSNBC에는 13분 간 등장했을 뿐이다. 뉴욕타임스는 다른 대선 후보들이 방송사의 영향력이 두려워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가했다.
에일스와 줄리아니는 서로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점이 계기가 돼 교분을 쌓아왔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