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뮤지컬계 스타 연출가…이지나 "밝은 작품에 점점 애착… 나이드는 걸까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뮤지컬계 스타 연출가…이지나 "밝은 작품에 점점 애착… 나이드는 걸까요"

입력
2007.08.04 00:08
0 0

뮤지컬 팬에게 내는 퀴즈 하나. 8~10월에 잇달아 개막하는 뮤지컬 <펌프 보이즈> (8월 4일~10월 14일) <조지 엠 코핸 투나잇> (9월 7일~11월 30일) <텔 미 온 어 선데이> (10월 1일~11월 18일)의 공통점은?

보기 1번 한국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2번 국내 대표 뮤지컬 제작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올 하반기 기대작이다, 3번 연출자가 같다.

정답은? 1, 2, 3번 모두. 제작사가 각각인 이 세 작품의 스태프 명단에는 ‘연출 이지나’라는 다섯 글자가 공통적으로 적혀 있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만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늙어간다는 걸 의미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외로 밝고 유쾌한 작품이 편하게 느껴졌고.”

뮤지컬, 연극계의 대표적인 흥행 연출가로 손꼽히는 이지나(43)씨는 자기색깔이 강한 연출자다. ‘잘 나가는’ 그가 한꺼번에 세 편의 뮤지컬 연출을 맡은 것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가 주인공인 뮤지컬 <헤드윅> 이나 삼류인생을 그린 연극 <메이드 인 차이나> 처럼 소수계층의 삶이나 일탈 등 어두운 주제를 선호해온 그의 성향에 비춰, 밝은 분위기의 이번 세 작품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작가적 자존심이 생계 걱정 앞에서 무너지던데요(웃음). 어느 순간부터 밝은 작품이 편하게 느껴지더군요. 요즘 같은 개성 시대에 내가 좋아하는 것만 연출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취향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요.”

네 명의 ‘펌프보이’(주유소 직원)와 두 명의 ‘다이넷’(식당 웨이트리스)이 컨트리 록과 블루스를 기본으로 꿈과 우정, 사랑을 노래하는 <펌프 보이즈> 의 경우 “더운 날 담백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는 게 그의 말이다.

연출 생활 7년째인 그는 배우의 잠재력을 알아보는 눈이 뛰어난 연출가로도 유명하다. 이는 배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덕분이다.

“한번은 인터넷 게시판에 승우(<헤드윅> 의 주연 조승우를 가리킨다)를 욕하는 글이 있기에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네티즌에게 무척 시달렸어요(웃음). 승우는 동시대에 살고 있는 게 자랑스러울 정도로 경악할 만한 수준의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하반기 작품 스케줄과 관계 없이 ‘흥행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연출력의 비밀이었다.

“어휴, 연출은 소모적인 직업이라 저도 앞으로 길어야 5년 정도나 더 할 수 있을 듯한데요? 제가 해외에서 본 뮤지컬도 몇 편 안 된다면 믿으시겠어요?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렌트> <미녀와 야수> 정도 봤던가?”

그럼 도대체 스타 연출가가 될 수 있었던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이란 말인가.

“책을 많이 읽어요. 미술이나 무용에도 관심이 많고요. 모든 사람이 고유의 매력이 있듯 각각의 예술작품에 숨어 있는 고유의 매력을 빨리 찾아내는 사람이 앞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젊은 관객이 좋아하는 작품들도 이제 더 많이 찾아 보려고요. 그게 몸은 늙어도 사고는 늙지 않는 젊음의 비결이 될 테니까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