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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당날짜만 확실한 범여권 통합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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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당날짜만 확실한 범여권 통합신당

입력
2007.08.0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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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여권 대통합 신당 창당을 둘러싼 논란이 어지럽다. 창당일이 이틀 후로 다가왔는데 아직 정강ㆍ정책은 물론 당명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어떤 기득권도 없는 제3지대에서 융합의 에너지를 창조하는 대통합의 용광로가 되겠다"는 결성 선언문을 무색케 하는 지분 다툼은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불쾌지수만 높이고 있다.

범여권의 대통합이라는 기치도 이미 빛이 바랜 형국이다. 중도통합민주당의 박상천 공동대표 설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김한길 공동대표를 따르는 세력이 탈당해 신당에 참여하겠지만 통합민주당이 독자적으로 대선체제를 꾸려가면 범여권의 분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이해가 달라 서로 만족스러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이해 조정도 못해 낸다면 신당 추진 세력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의심스럽다.

기존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의 지분 결정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시민사회진영이 당직을 기존 정치권과 1 대 1로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접음으로써 봉합이 됐지만, 창당 이후로 미룬 중앙상임위원회 구성과정에서 갈등이 도질 개연성은 여전해 보인다. 정치판의 새 피가 되어야 할 시민사회세력이 기존 정치세력과 똑같이 지분 확보에 집착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당 대표로 내세울 참신한 인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차라리 연민이 앞선다. 몇몇 명망 인사를 접촉했으나 다들 고사했다고 한다.

이미지를 곱게 관리해온 인사들이 정치판에 발을 쉬 들여놓을 리 없지만 신당의 흡인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도 된다. 그렇다고 이미 유통기한이 다한 구정치의 스타들을 내세워서는 신당이라고 자처하기가 민망할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중심세력이 없이 반 한나라당 기치 아래 대선용 신당을 급조하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부족한 대로 일단 신당을 출범시킨 뒤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벌써부터 후보들끼리 저급한 인신공격이나 과거 들추기로 서로 상처를 내고 있는 판인데 그런 드라마가 쉽게 만들어지겠는가. 범여권 신당 추진 세력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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