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삼진쇼’였다.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8ㆍ플로리다)이 올시즌 자신을 버린 ‘친정팀’ 콜로라도를 상대로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며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50승을 달성했다.
김병현은 2일(한국시간) 돌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와3분의1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5피안타 2실점 호투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김병현은 이날 승리로 6승(5패)째를 기록, 1999년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8년 만에 통산 50승 고지를 밟았다. 평균자책점은 4.72에서 4.63으로 낮췄다.
탈삼진 10개는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9개를 넘어선 기록. 최근 이적설로 흔들렸던 팀내 선발 입지도 공고히 했다. 10탈삼진은 플로리다 팀내에서도 2004년 5월 20일 조시 베켓 이후 3년여 만의 진기록이다. 프레디 곤살레스 플로리다 감독은 경기 후 “김병현이 초반 난조를 극복했기에 이길 수 있었다”고 흡족해 했다.
그러나 제구력 난조에 따른 볼넷 남발과 많은 투구수는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김병현은 이날도 4사구 7개를 허용하며 올시즌 최다인 127개의 공을 던졌다. 김병현은 올시즌 선발로 나선 14경기에서 평균 5.43이닝에 그쳤고, 이닝당 0.70개의 볼넷을 내줬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1회 선두 윌리 타베라스의 3루쪽 기습번트 안타에 이은 도루로 무사 2루 위기에 몰렸고, 이후 마쓰이 가즈오와 토드 헬튼에게 잇달아 2루타를 얻어 맞고 먼저 2점을 내줬다. 1회 투구수만 무려 37개.
그러나 3회 무사 1루에서 브래드 호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K 퍼레이드’를 펼쳤다. 4회 첫 타자 조시 포그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워 4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플로리다 타선은 4회 매트 트레너의 적시타와 5회 미겔 카브레라의 솔로포로 4-2로 역전, 김병현의 호투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탬파베이 산하 트리플A 더럼 소속의 서재응(30)은 이날 콜럼버스(워싱턴 산하)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5와3분의1이닝 동안 홈런 2개 등 안타 10개를 맞고 6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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