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유통업체들의 무덤으로 변모한 한국 시장에 영국 대형유통회사 세인즈베리(Sainsbury's)가 상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인즈베리의 최대주주로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카타르펀드의 '델타 투 (Delta Two) 투자기금'은 세계시장 진출의 첫 대상국가로 한국을 지목하고 진출을 모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즈베리는 지난 영국에서 테스코(23%), 아스다(16.1%)에 이어 시장 점유율 15.9%를 차지한 3대 소매 유통업체로, 788개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운영중이다.
세인즈베리가 글로벌 시장 진출의 첫 국가로 한국을 택한 배경에는 같은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삼성과 합작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세인즈베리도 테스코처럼 한국 유통업체와 합작형태로 진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 시장에 단독진출할 경우 미국계 월마트나 프랑스 까르푸처럼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국 유통 업체와 제휴를 통해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1880년 세계 최초로 PB상품(자사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 세인즈베리는 전체 매출액의 60%가 넘는 유기농, 친환경 등의 PB상품을 대거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세인즈베리의 국내진출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현재 국내 대형 할인점 시장이 이마트를 필두로 홈플러스, 홈에버, 롯데마트 등의 빅 4 업체로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세인즈베리가 후발주자로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세인즈베리는 영국시장에서 소형매장인 '세인즈베리 센트럴'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여서, 대형 할인점 외에 슈퍼마켓, 편의점 등 다른 업태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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