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미국 경제학자 1,000여명이 집단 청원을 통해 미 의회의 대 중국 무역보복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1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경제성장을 위한 클럽(Club for Growth)’이 경제학자 1,028명의 서명을 받아 발표한 청원서는 “미국과 중국 모두 자유무역의 수혜국”이라고 강조하며 미 의회에서 일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특히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주의적 정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청원서는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는 경제학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응조치를 불러와 무의미하고 위험한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대중 무역제재 움직임을 자제해 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청원서에는 에드워드 프레스컷, 토머스 셸링 등 4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주류 경제학자 대부분이 서명했다.
‘경제성장 위한 클럽’을 이끌고 있는 패트 투미 회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1930년대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스무트 할리 관세법(Smoot_Hawley Tariff Act)’에 대해 1,028명의 경제학자들이 반대 탄원서를 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번 청원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투미 회장은 이어 “미 의회에서 50여개 이상의 보호무역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와 의회가 당시 스무트 할리 관세법이 무역전쟁을 촉발시켜 결국 대공항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중 경제전략대화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역시 전날 “미 상원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환율 보복 입법이 다른 나라들의 보호주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잘못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폴슨 장관은 이날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함께 미 상원 지도부에 보낸 공동서한에서 “환율보복 입법이 중국 경제개방 확대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미국 내 ‘시장주의 신뢰’에도 타격을 가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1일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코네티컷주)와 공화당의 리처드 셸비(앨라배마주) 등 의원 2명이 공동 발의한 환율 보복법안을 찬성 17, 반대 4로 통과시켰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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