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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위안부 할머니들 "힘내

입력
2007.08.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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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위안부 할머니들도 용기를 얻을 겁니다.”

미국 하원이 위안부 결의안(HR121)을 통과시킨 7월 31일,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처럼 환한 얼굴로 참가했다. 그 자리에 함께 한 네덜란드 공영방송(NOS) 기자 에런스 드그로우트(60)씨와 멜린다 카슨스(35ㆍ여)씨. 이들이 결의안 통과와 무슨 상관이냐고 갸우뚱할 테지만 사정을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네덜란드에도 위안부 할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한해 전인 1944년, 당시 인도네시아에 흩어져 살던 네덜란드 여성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 의해 자바 섬 일대로 끌려갔다.

일본군의 노리개로 꽃다운 청춘이 짓밟혔지만 그 사연이 공개된 할머니는 6명에 불과하다. 일본의 만행을 증언할 생존 위안부 할머니 200여명과 정부, 여론의 ‘숨기고 꺼리는’ 분위기 탓에 문제의 실상을 아는 국민이 5%에 불과하다.

두 기자는 자국 내에서 외면당하는 위안부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7월 27일 한국을 찾았다. 한국 위안부 할머니의 사연과 증언을 카메라에 담아 2차 세계대전 종료일(15일)에 방영하기 위해서다.

카슨스씨는 “인도네시아 태생인 어머니를 통해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며 “다큐멘터리 방영을 계기로 네덜란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의 ‘나눔의 집’을 찾아 일본군위안부역사관 등을 취재한 이들은 ‘국가의 도움 없이 십시일반으로 역사관이 건립됐다’는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 김순덕 할머니의 <끌려가는 배 안> ,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이용수(79) 할머니의 <복잡한 내 심정> 이라는 추상화 앞에서는 고개를 떨구었다.

“일본의 반성과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이들은 4일 고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김혜경 인턴기자(이화여대 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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