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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거침없는 인사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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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거침없는 인사파괴

입력
2007.08.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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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주력인 전자부문에서 거침없는 ‘인사파괴’가 이어지고 있다. 정규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이번엔 삼성전자 현직 총괄 사업부 사장에게 계열사 사업부장직을 맡기는 등 잇따라 틀을 깨는 인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삼성은 1일 박종우(사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을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사업부문장으로 겸직 발령했다. 삼성측은 세계 5위권인 디지털 카메라를 차세대 세계 일류 상품으로 집중 육성하고, 삼성테크윈과 삼성전자간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박 사장의 겸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생산공장은 그대로 두지만,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메라 마케팅과 개발부문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이전한다.

삼성의 CEO급 인사가 별도 회사의 사업부장직을 겸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 내에서 사업부장은 생산 기술 영업 마케팅까지 전 부문을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막강한 자리다.

앞서 삼성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김재욱 사장을 삼성SDI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장에 전격 임명했으며,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이 담당해왔던 메모리 사업부장직을 조수인 부사장에게 일임한 바 있다.

최근 자체 감사를 마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도 최지성 사장이 겸직하고 있는 무선사업부장에 새로운 인물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부문까지 떠맡게 된 박종우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도 현재 겸직하고 있는 디지털 프린팅 사업부장직을 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 동안 조직안정에 무게를 두고 좀처럼 파격과는 거리가 먼 인사를 해왔던 삼성이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인사ㆍ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 ‘정체론’ ‘위기론’이 솔솔 흘러나오는 삼성으로선 새로운 인사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간 인사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고 시너지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사는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2010년이 되면 현재보다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급속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머지않아 제2, 제3의 ‘인사파괴’가 나올 수도 있다는게 삼성 안팎의 분위기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속에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그룹 내부에서 형성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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