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이운재(수원)가 아시안컵에 이어 소속팀 경기에서도 승부차기 불운으로 고개를 떨궜다.
이운재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07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90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라이벌 김병지(서울)와의 승부차기 맞대결에서 동료들의 잇단 실축으로 2-4로 패했다. 이운재는 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승), 이라크와의 4강전(패), 일본과의 3ㆍ4위전(승)에 이어 4경기 연속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리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서울과 수원은 90분간 헛심 공방 끝에 득점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곧바로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서울은 처음 나선 세 명의 키커가 모두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반면 수원은 첫번째 키커 마토와 세 번째 키커 곽희주가 페널티킥을 실축, 1-3으로 밀렸다. 서울은 네 번째 키커 이을용의 실축으로 2-3까지 추격당했지만 마지막 키커 히칼도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며 4-2로 승리했다.
대전에서 열린 ‘컴백 감독’ 맞대결에서는 박성화 부산 감독이 웃었다. 중도 퇴진한 앤디 에글리 감독에 이어 지난 달 부산 사령탑에 선임된 박성화 감독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김호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대전을 2-0으로 꺾고 부임 후 첫 경기에서 마수걸이 승을 신고하며 8강에 진출했다.
박 감독에게 첫 승을 안긴 주인공은 베테랑 수비수 심재원. 심재원은 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배효성의 패스를 받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데 이어 5분 후 이정효가 올린 코너킥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마무리,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라운드의 풍운아’ 고종수(대전)는 0-2로 뒤진 후반 11분 조재민과 교체 투입되며 2005년 7월10일 수원전 이후 2년여 만에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다.
울산 미포조선은 경남 FC와 두 골씩을 주고 받고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실업팀으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반면 고양 국민은행은 포항과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정규리그에서 무패 가도를 달리며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성남은 ‘복병’ 제주에게 승부차기 끝에 덜미를 잡혔고, 디펜딩 챔피언 전남은 김태수의 결승골로 전북과의 ‘호남 더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울산은 광주를 3-1, 인천은 대구와의 ‘시민 구단 라이벌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FA컵 8강 대진 추첨은 2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대전=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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