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6월 루퍼트 머독(76)을 조명한 특집기사에서 “뉴스와 비즈니스의 경계를 흐려놓은 인물로 신문에서 뉴스의 독립성을 유지할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새로운 오너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에 대한 이 신문의 평가는 머독에 대한 미국 언론계의 시각을 가감 없이 반영한 것이다.
머독은 1952년 아버지 키이스 머독으로부터 호주 석간 ‘애덜레이드뉴스’를 물려받으면서 언론 사업을 시작됐다. 이후 ‘뉴스코프’를 설립한 머독은 1960년대 중반 이후 호주에서부터 인수.합병(M&A)으로 미디어 사업을 확장해왔다.
64년 호주 최초의 전국지인 ‘더 오스트레일리안’을 출범시켰고, 69년 옥스퍼드대 재학 때 머물렀던 영국으로 진출해 ‘더 선’과 ‘뉴스 오브더 월드’를 인수했다.
미국에는 73년 ‘샌 안토니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진출했다.
이후 머독은 영국의 ‘더 타임스’, 미국의 ‘20세기 폭스’ ‘뉴욕포스트’ 등을 잇달아 삼키면서 영상산업, 지상파 및 케이블TV, 신문, 잡지, 출판에 걸쳐 연매출 280억 달러, 순익 33억8,000만 달러에 달하는 오늘의 ‘뉴스코프’를 일궜다.
머독은 이 과정에서 정치적 신념도 없는 ‘카멜레온’, 사업을 위해 언론을 이용한 ‘미디어크라시의 화신’이라는 악명을 떨쳤다.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며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에게 붙었던 그가 97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취임하자 즉각 지지를 선언한 변신이나 미국 방송망 점유율 제한을 무력화하기 위해 상하원 의원에게 정치적 편의와 금전을 제공한 의혹이 오명의 근거이다.
하지만 머독은 85년 외국인의 미디어 소유제한을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까지 취득하면서 확장을 추진한 끝에 ‘미디어 황제’로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뉴욕=장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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