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19일)이 다가오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주변이 뒤숭숭하다. 경선 막판 대형 네거티브 폭탄이 터져 판세를 뒤흔들 것이란 확인되지 않은 소문 때문이다.
최근 일반 국민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에 10% 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앞서지만, 당원과 대의원들 사이에선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격차가 넓지 않은 만큼 네거티브의 유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이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양상은 결승점이 가까워 질수록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당장 경선이 실시될 8월로 달력이 넘어간 1일에는 양측이 서로의 아픈 곳을 집중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의 결정판을 보여줬다.
‘1위 후보’인 이 전 시장측은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는 수동적 포지티브의 옷을 이미 벗어 던졌다. 대신‘네거티브에는 네거티브로’라는 공세적 맞불 전략으로 무장했다.
이 전 시장은 요즘 합동연설회에서 연일 박 전 대표를 “약한 후보”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약한 후보의 근거로 우선 박 전 대표의 ‘유신 원죄’를 거론한다.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된다면 본선에서 ‘민주 대 반민주’구도가 형성될 것이고 이럴 경우 여권을 이기기 쉽지 않다는 논리다.
한나라당 탈당 전례가 있는 점도 거론해 “만약 여권 후보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된다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공격할 수 있겠나”고 몰아붙인다. 지지율 30%벽을 한번도 넘지 못해 스스로 외연 확대에 한계를 노출했다는 점도 거론한다.
이 전 시장측은 최태민씨 및 육영재단 관련 비리 의혹도 지속 제기하며 ‘부패ㆍ부도덕’이미지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박 전 대표에게 육영재단 비리 의혹과 관련된 4개 항목의 답변을 촉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냈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가 ‘거짓말 후보’라고 공격하며 지도자로서의 신뢰성을 문제삼는다. 진수희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검증 청문회에서 육영재단 비리와 고 최태민씨 관련 의혹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측의 이 전 시장 공격은 강도가 더 세다. 박 전 대표측은 이날 ‘칠패지약(七敗之弱)’이라는 ‘이명박 필패론’의 7가지 이유를 담은 자료까지 냈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을 “부패한 후보”라고 낙인을 찍으며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유세때마다“부패한 지도자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고 공세를 펼 정도다.
캠프측은 “취득 목적과 과정의 불분명, 비연고지 과다 보유, 친인척간 단기 매매, 개발정보 유출 의혹 등 제기된 부동산 비리 의혹은 가히 백화점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시장은 본선에서 여권의 공세를 버텨낼 수 없다는 논리다.
이 전 시장의 경제 전문가 주장은 허상이라는 공격도 펼친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이 사업은 잘 했을지 몰라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차별화 된 정책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의 대표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전략이다. 이 전 시장의 외교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도 소재다. 또 “이 전 시장은 당 발전에 기여한 바가 없다”며 당심을 자극한다.
특히 박 전 대표측이 막판 승부수로 추가 의혹 폭로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시장측은 제기 될 가능성이 있는 의혹을 미리 언급해 면역력을 키우는‘김빼기 작전’을 쓰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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