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스피지수가 76포인트나 폭락했다. 주식시장의 요동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7일 80 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3일 만에 다시 대폭락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지수선물 투매로 일시적인 거래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주가폭락은 국내적 요인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미국 증시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우리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동반 급락했다.
증시 주변에서는 국내 증시가 그 동안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과열을 식히는 소나기 정도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주식 시장으로 몰리는 풍부한 유동성의 흐름도 여전히 강하다.
때문에 국내 주가의 등락보다는 미국의 신용경색 가능성이 더 관심을 끈다.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 파문이 예상보다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주로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그런데 2004년 6월 1.0%이던 금리가 잇단 인상을 통해 최근 5.25% 수준까지 오르자 부실대출이 무더기로 발생한 것이 사태 발단이다. 이미 모기지 업체들의 파산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주택시장 침체에 그치지 않고, 전체 대출채권에 대한 신용불안과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점이다.
특히 기업 인수ㆍ합병(M&A) 용 대출채권 거래가 막히면서 골드만삭스와 같은 굴지의 투자은행조차 채권을 팔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해온 사모펀드가 몰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 금융의 동조화 현상으로 인해 미국 금융시장의 변화는 국내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식 투자들도 투자 판단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전체 금융시장 차원에서도 비상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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