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장단체가 한국인 인질석방 협상시한(1일 오후 4시30분)을 넘긴 뒤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시한 종료 후 알자지라 방송에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인질 4명이 추가로 살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는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여성인질 2명의 건강상태가 악화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해 무장단체의 기동성 확보를 위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중심으로 추가 살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연합뉴스는 아마디가 간접통화에서 “협상시한이 지났기 때문에 인질의 일부가 살해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마디는 또 아프간군의 군사작전 개시설이 나돈 뒤 AIP에 “시한은 지났지만 우리는 협상을 선호한다”며 “군사작전이 전개되면 인질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프간 군은 이날 협상시한이 지난 뒤 헬기를 동원, 가즈니주 일원에서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에 대비할 것을 요청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아프간 군은 “국방부는 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하려 한다”며 “주민 여러분들은 안전을 위해 정부가 통제하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인질 구출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으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정부와 협의 없이 군사작전은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아프간 당국은 탈레반 측의 인질 추가살해에 대비, 특수부대원 200명을 억류지역 주변에 파견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우리 정부도 (탈레반 측과) 접촉의 폭을 확대하고 있으며, 직ㆍ간접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탈체반과의 직접 협상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리측 현지 대표단은 이날 인질과의 직접 면담을 탈레반 측에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특사인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수도 카불을 떠나 파키스탄으로 이동했다.
한편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국인 인질은 현재 가즈니 주 카라바흐, 안다르, 데약 등 3개지역 9개 마을에 분산돼 있으며, 납치단체는 아프간 정부군의 추적을 피해 억류장소를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질을 억류한 탈레반 세력은 가즈니주 카라바흐 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압둘라 그룹’으로 150여 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이며 기존 탈레반과 다른 강경파”라고 밝혔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두바이=박원기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