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 알 카에다 등 무장세력은 소규모의 급진 세력일 뿐입니다.”
31일 오후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2층 아리랑홀. ‘2007 미래를 여는 아시아 청소년 캠프’에 참가한 10명의 아프가니스탄 젊은이들은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와 관련, “진심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피랍자 모두 빨리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아프간 교육부에서 전국의 고등학생 대학생을 상대로 선발한 학업 우수 장학생들인 이들은 고향에서 만난 한국인 구호단체 봉사자들의 활약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현지 주민들이 보는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전하기도 했다.
아프간 장학생들은 “납치사건은 종교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카불 의과대학 4학년인 사민(23)은 “한국인들이 이번 사건을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대립으로 보는 것은 크나큰 오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슬람인은 평화와 통합을 지향하며 생명을 담보로 한 납치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간과 인접한 파키스탄 인도 중국 등은 힌두교 불교 등 각기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학교와 이슬람 교회에서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구호단체 봉사단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교 교사가 꿈인 조야(19)는 “카불에만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나 엔지니어, 의사, 간호사 등 1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살고 있다”며 “주민들은 빈민촌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한국 사람들과 매우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사민은 “실제로 옆집에 한국인 의사 가족이 살고 있다”며 거들었다. 사민은 “3년 전 카불에 온 ‘카림(한국인 의사의 이슬람 이름)’은 동네에선 인기인”이라며 “초등학생인 아들과 딸도 이슬람 친구들이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묻자 이들은 ‘더운 날씨와 빽빽한 빌딩숲’을 꼽았다. 조야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더위와 건조한 날씨에 고향을 떠올렸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의사를 꿈꾸는 다이안(21)도 “한국의 고층건물은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라며 “아프간은 2001년 미군 공습과 산발적인 반군 소탕작전 등으로 곳곳에 폐허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와 한국청소년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캠프에는 아시아 23개국 300명이 참가했으며, 8월 20일까지 서울 경기도 강원도 등지를 순회하며 아시아 청소년 문화발전 및 지역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김도연 인턴기자(이화여대 경영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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