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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아프간 정부 말만 믿다가… 정부 정보력 부재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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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아프간 정부 말만 믿다가… 정부 정보력 부재 도마에

입력
2007.08.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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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자 인질 석방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정보력 및 인적 네트워크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협상 관련 정보를 아프간 정부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정보의 절대량이 부족하고, 정보에 대한 판단력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30일 아프간 정부 고위 관리가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했다”고 밝힌 뒤 탈레반이 심성민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하기까지 몇 시간 동안 정부가 엉터리 정보에 휘둘렸던 상황이 단적인 예다.

아프간과 한국 정부가 탈레반의 허위 정보에 당했다는 게 협상 전문가 등의 대체적 분석이다.

30일 밤 8차 협상 시한(오후 8시30분)을 전후해 아프간군이 인질 억류 지역을 포위해 들어가고 있다는 알 자지라 방송 등의 보도가 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탈레반이 협상 시한 연장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탈레반이 혹시나 있을지 모를 군사 작전을 막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아프간 정부가 이 보도를 믿고 한숨 돌리는 사이 심씨가 살해됐다.

당시 정부는 아프간 정부로부터 나온 협상 시한 연장 정보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시한이 연장됐다는 현지 정보 보고가 있다”며 “(탈레반이) 협상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도 “백종천 특사가 아프간에 2, 3일 더 체류하는 것과 관련해 연장한 것 같다”며 시한 연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정부의 정보력과 상황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25일 인질 8명이 석방됐다 다시 억류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밤 아프간 정부는 “아프간 정부가 거액의 몸값을 지불, 인질 8명이 석방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우리 정부 당국자도 “8명이 안전한 곳으로 이송됐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부가 잘못된 정보에 휘둘린 셈이 됐다.

정부가 이처럼 속수무책인 이유는 협상 주도권을 쥔 탈레반과의 직접 교섭 채널은 물론, 신뢰할 만한 아랍권 정보 네트워크도 없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로부터 나오는 2차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정보량 자체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 측 정보의 신뢰도도 100% 보장할 순 없다는 게 문제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직접 채널이 없다”는 증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번 피랍 사태와 관련한 정보 수집 채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미국과 활발한 정보 교류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은 과연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많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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