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개막한 ‘KB국민은행 2007 한국바둑리그’가 전반기 7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치고 이번 주부터 후기 리그에 돌입한다.
전기 리그에서 8개 팀이 각기 7판 씩 모두 28경기를 치른 결과, 평균 연령이 스무 살을 갓 넘긴 최연소팀 대구 영남일보가 6승1패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충북 제일화재는 5승 2패로 2위, 경북 월드메르디앙은 3위를 차지했다. 반면 평균 연령이 29세가 넘는 최고령팀 전남 대방노블랜드는 1승 6패로 꼴찌를 기록했다. (표 참조)
이는 당초 각 팀의 선수 선발 후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것과 거의 비슷한 결과다. 다시 말해 전기 리그에서는 이변이 거의 없이 각 팀의 전력대로 성적이 나왔다는 뜻이다. 다른 팀에 비해 두드러진 스타가 없는 영남일보의 약진이 다소 의외기는 하지만 최근 국내 바둑계가 20대 초반의 ‘젊은 피’에 완전히 장악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후기 리그에서도 특별한 돌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전기 리그와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그 성적 상위 4개 팀이 출전하는 포스트 시즌 경기에 나가려면 전후기 리그 합해서 8승 정도는 거둬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므로 이미 전기 리그에서 각각 6승1패와 5승2패를 기록한 영남일보와 제일화재의 포스트 시즌 진출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중위권 팀들의 각축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인 성적 부분에서는 단연 랭킹 1위 이세돌이 돋보인다. 이세돌은 전기 리그에서 6승을 올려 바둑 리그 출전 선수 48명 가운데 유일하게 승률 100%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18살 동갑내기 김지석(영남일보)과 강동윤(울산 디아채)의 활약이 눈에 띤다. 김지석은 6승1패, 강동윤은 5승1패로 소속팀의 2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영구(영남일보), 최철한(월드메르디앙), 이창호(KIXX)등 각 팀의 1장들은 나란히 5승 2패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기 1리그 1위팀 영남일보는 1, 2, 3장이 모두 개인 성적 10위 안에 들었고 제일화재, 월드메르디앙도 각각 2명씩 톱 텐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 강팀들이 개인 성적에서도 강세를 보인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일은 개인 다승 순위 공동 9위에 오른 제일화재의 와일드 카드 안달훈이 갑자기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후기 리그부터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제일화재는 진동규(랭킹 39위)를 교체 선수로 투입키로 했는데 과연 안달훈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기 리그에서는 대체로 상위 지명자들의 성적이 괜찮았다. 각 팀 감독들의 눈이 과히 틀린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물론 기대에 못 미친 경우도 없지 않았다. 박영훈(대방노블랜드 3승3패) 원성진(한게임 3승3패) 백홍석(울산디아채 3승4패) 등 1장들의 부진은 곧 팀의 부진으로 연결됐다. 또 연초에 바둑계에 불어 닥쳤던 초단 돌풍에 힘입어 입단한 지 1년도 안 된 새내기들을 과감히 팀의 간판 선수로 발탁했던 감독들이 모두 쓴맛을 봐야 했다. 대방노블랜드의 2장 한상훈이 2승 5패, 제일화재 2장 배준희도 1승 3패에 머물렀다.
한편 전기 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선수도 손근기(영남일보 4지명), 김수장(신성건설 5지명), 윤성현(대방노블랜드 와일드카드), 나종훈(울산 디아채 5지명), 서건우(제일화재 5지명), 박지훈(대방노블랜드 5지명), 이재웅(월드메르디앙 4지명) 등 7명이나 됐다.
이번 주에는 후기 리그 첫 경기로 KIXX와 제일화재(1일 오후 7시부터)에 이어 월드메르디앙과 영남일보(3일 밤 9시부터)가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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