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인하, 생산확대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에 대한 견제를 노골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일본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상대적으로 우위를 지켜오던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 동안 중국차보다는 품질이 높고 일본차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신규 모델 투입과 가격 인하를 앞세워 현대차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실제로 일본 자동차의 상반기 중국 판매는 2006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해 시장점유율이 21.6%에 달한 반면,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는 15.7%나 줄었다.
특히 한국차의 맏형 격인 현대차의 올해 중국시장 판매 실적은 11만2,140대로 7위에 그쳤다. 현대차가 지난해까지 5위권 밖으로 밀린 적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판매 대수에서도 현대차는 3월 20만대 실적을 올린 후로 계속 하락해 4월 17만632대, 5월 17만143대, 6월에는 13만302대로 떨어졌다.
러시아 시장에서도 2004년 1위, 2005년 1위, 2006년 2위였던 실적이 올해 상반기에 4위로 내려갔다. 혼다 등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가격 인하 등의 공세로 판매를 늘리는 사이 현대차의 시장 지배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의 현대차 추락은 일본차의 해외 생산 확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차의 해외생산 비율은 2006년 기준으로 48%의 수준에 도달했으며, 해외생산 대수는 1,097만 대로 7년 사이에 2배 가깝게 늘었다.
2008년도에는 해외 생산이 일본 내의 생산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스즈키는 올해 2분기 처음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역전했으며, 도요타는 국내와 해외생산의 차이가 2,000대에 불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일본차의 가격 인하 공세에 판매가 크게 줄고 있다"며 "러시아에서는 현대차의 판매가 줄고 있진 않지만 일본차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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