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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인질 협상에 감당못할 요구…" 정부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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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인질 협상에 감당못할 요구…" 정부 고민 깊어져

입력
2007.08.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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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 단체가 한국인 인질을 추가 살해한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과 선택이 주목된다. 정부는 인질 추가 살해를 계기로 군사 작전 옵션을 열어 둔 채 다각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정부는 납치 초기만 하더라도 강ㆍ온파로 갈린 무장 단체의 내분을 이용, 몸값 지불을 통해 인질 석방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25일 온건파와의 협상을 통한 인질 8명 석방이 무산되고, 배형규 목사 살해를 계기로 인질_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완전히 주도권을 쥐면서 우리 정부의 선택 카드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대한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청과 군사적 옵션밖에 남지 않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 단계에서 어느 것 하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무장 단체의 강공에 맞서 아프간군과 국제치안유지군(ISAF)의 군사 작전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납치 초기보다 더욱 희박해졌다. 무장 단체가 백 목사 살해 이후 인질들을 잘게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무장 단체가 인질들을 2, 3명씩으로 나눴다고 보도했다. 사건 초기 인질들은 8, 6, 9명 등 3개 그룹으로 분산돼 있었다. 이는 무장 단체가 1차 인질 살해 후 군사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군사 작전 개연성이 더욱 높아진 지금 무장 단체는 남은 21명의 인질을 한 명씩 산개해 감시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가즈니주의 인질 억류 지역은 동굴이 많은 산악 지대여서 특수부대가 무장 단체의 눈을 피해 기습 작전을 펼치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작전은 인질이 한데 뭉쳐 있고, 무장 단체도 협상에 기대를 걸어 긴장이 이완됐던 초기에나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장 단체의 추가 살해 계속되고 협상을 통한 석방 가능성이 희박해질 경우 인질의 인명 손실을 감수하고 보복과 인명 구출의 성격이 혼재된 군사 작전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31일 애도 성명에서 “정부는 또 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군사 작전이 여의치 않다면 유일한 카드는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이지만 정부도 이에 대한 외교 역량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천 대변인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으며 감당할 수 없는 요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대통령 특사 파견이나 한미 외교장관 전화 통화 등 그간의 협의에서 미국이나 아프간 정부의 동의와 협조를 받기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장 단체가 이런 상황을 감안, 몸값 등 현실적인 협상 카드를 제시할 경우 우리 측의 선택지는 다시 넓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이 벼랑 끝에서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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