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내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휴가철이 절정에 달하면서 당분간 다소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관심은 8월 이후 하반기 증시의 향방이다. 증권사들은 올 초 제시했던 주가 전망이 모두 빗나가자 치솟는 주가에 새로운 전망치를 갖다 붙이기 바쁘다. 결론은 남은 하반기도 여전히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 전망 여전히 밝아
대우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30일 오전 각각 연말 종합주가지수(KOSPI) 전망치를 수정했다. 연이틀 코스피가 120포인트 이상 빠진 뒤였다. 대우는 연말 적정 지수를 2,270으로, 하나대투는 연말 최대 목표를 2,240으로 내다봤다.
대우는 “2003년부터 시작된 유동성 장세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자산증식 패러다임이 예금에서 투자로 이동하면서 부동산 신화가 흔들리고 가계자산이 급격히 주식으로 쏠리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나대투는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이 강화되고 경기회복에 힘입은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 낮은 금리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식수요 증가 등이 기대된다”고 했다.
외국 증권사들은 목표치를 한층 높였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임태섭 대표는 30일 “거시ㆍ미시 경제와 유동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코스피가 향후 12개월 내 2,250~2,30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005년 3월, 3년 코스피 목표치로 당시로선 파격적인 2,000을 제시해 결국 적중시킨 셈이어서 한층 무게가 실렸다.
31일에는 다이와증권이 아시아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연말 지수 2,450을 예상했다. 다이와는 “한국증시가 이제 상승장의 초입에 접어든 상태로, 3분기부터 코스피가 꾸준히 상승해 향후 1년 내 최고 2,80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도 “최근 한국 증시의 조정은 기업가치의 훼손이나 시중 유동성 축소와는 무관해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8월엔 소강상태 될 듯
그렇다면 당장 8월 증시는 어떨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8월 한 달을 추가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기간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급등에 대한 기술적인 조정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퍼져있는 데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전세계적인 유동성 위축 조짐의 영향을 한동안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통계적으로도 1980년 이후 27년간 8월 코스피는 평균 1.3% 하락해 연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수가 오를 확률도 33.3%에 그쳐 세 번 중 두 번은 지수가 내렸다.
대우증권 이인구 연구원은 “8월에도 외국인의 매도세는 계속되겠지만 개인과 기관, 특히 1조원 넘는 매수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투신사가 시장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들어 크게 늘고 있는 주식형 펀드 가운데 최근 장기 투자형인 적립식 대신 한방을 노린 거치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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