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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정치 손 떼고 축구에 발 담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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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정치 손 떼고 축구에 발 담글래"

입력
2007.08.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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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 태국 총리가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로 불러달라.”

지난해 9월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된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가 정치에서 손을 떼고 대신 그가 인수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맨체스터 시티의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탁신 전 총리는 7월 30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는 신물이 나지만 축구 구단 일은 점차 흥미가 느껴져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과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정계 복귀의 미련을 털어 버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그러면서도 전권을 장악한 군부가 7월 초 발표한 헌법 초안이 태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며 유권자에게 8월 19일 실시되는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쿠데타로 효력 정지된 97년 헌법이 부활하도록 국민이 힘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로 7월 6일 정식 취임한 탁신 전 총리는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지낸 스웨덴 출신의 스벤 예란 에릭손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세계 축구계의 손 꼽히는 명장 에릭손 감독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웨덴에서 팀을 맡아 정상에 올려놓은 ‘우승 제조기’로 이름 높다.

탁신 전 총리는 쿠데타로 쫓겨난 뒤 권력 남용과 오직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태국 정부의 자산특별조사위는 5년 재임기간동안 부정부패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그와 일족의 자산 중 최소한 15억2,000만 달러를 여덟 차례에 걸쳐 동결했다.

탁신 전 총리는 자신이 창업한 통신회사 신 코퍼레이션을 싱가포르 정부 산하 투자사 테마섹 홀딩스에 19억 달러에 매각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신 코퍼레이션의 거래에 부정행위가 없었다며 이에 대한 시비는 정치적 음모에 따른 보복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탁신 전 총리는 변호사를 선임, 자산을 동결한 정부 자산특별조사위를 상대로 15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문 변호사로, 그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노파돈 파타마가 정계에 입문한 것도 수렴청정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노파돈은 7월 28일 탁신이 창당한 타이락타이당의 후신인 국민의힘당에 가입신청서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이재에 밝은 장사꾼이자 노회한 정치모사꾼이기도 한 탁신 전 총리가 부패 조사 과정에서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축구팀에 전념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가 태국 대표선수 3명을 대상으로 입단 테스트를 하는 등 태국 선수를 맨체스터 시티에 데려오겠다고 한 것도 자국에 축구 열기를 일으키고 이를 발판으로 새 헌법에 의한 총선 실시와 정치적 복권으로 금의환향하겠다는 시나리오로 읽힌다.

이정흔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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