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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납할 수 없는 탈레반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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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납할 수 없는 탈레반의 만행

입력
2007.08.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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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세력이 끝내 또 한 명의 한국인 인질을 살해했다. 어릴 때부터 장애인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던 스물아홉 청년의 고귀한 생명이 두 번째 희생제물이 되었다.

국민의 간절한 촉구와 가족들의 애끊는 호소에도 기어이 또 목숨을 앗아간 저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가.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은 앞으로도 협상이 잘 안되면 남성 인질부터 차례로 살해하고 그 다음은 여성 인질 차례가 될 것이며 살해 주기가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무고한 생명을 놓고 태연히 피 말리는 게임을 걸어오는 저들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어제 발표된 정부 성명은 또 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좌시하지 않겠으며 그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질 때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최선을 다 했는지, 제대로 맥을 짚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간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을 대통령특사로 파견해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노력을 해왔지만 성과가 없다. 탈레반 무장단체의 핵심 요구사항인 탈레반 죄수 석방을 이끌어 내는 데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상황이 매우 어렵게 꼬여 있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아프간 당국과 미국의 설득을 위해 적절한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다.

아프간 당국과 미국에도 거듭 촉구한다. 인질 납치를 자행하는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한 두 명도 아니고 20명이 넘는 무고한 민간인 인질 중 이미 두 명이 희생이 됐고 나머지 인질들도 시시각각 살해 위협 속에 놓여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원칙만 고집하며 '우린 모른다'는 식으로 외면하는 것은 인도적 견지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아프간 당국은 "탈레반 죄수 8명을 풀어준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인질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아프간 정부에 승리가 될 것이다"고 한 에딘 라바니 전 대통령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미국의 자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공개적으로는 한국 정부의 인질 구출 노력을 지지하며 인질들이 즉각 석방돼야 한다고 하지만 말뿐이다.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 정부는 국내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프간과 이라크에 적지 않은 병력과 물자를 보내 안정화와 재건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을 돕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인질 구출을 위한 실질적 협력을 외면한다는 것은 동맹국의 도리가 아니다.

희생자가 더 나온다면 국내 여론이 나빠지고 아프간에 주둔 중인 동의ㆍ다산 부대의 즉각 철군은 물론 미국이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파병 연장도 물 건너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로 인해 한미관계에 깊은 금이 간다면 더욱 난감한 일이 된다는 것을 미국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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