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이번엔 해외에서 고래를 집어 삼켰다.'
2001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며 중후장대 그룹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두산그룹이 이번에는 해외에서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49억 달러(약 4조5,000억원)의 초대형 M&A를 성사시켰다.
특히 인수 금액이 두산그룹 전체 자산(16조원)의 4분의 1에 이르는 데다, 인수 해당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 자산(2조5,000억)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여서 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0일 미국 뉴욕에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과 미국 잉거솔 랜드사의 허버트 헨켈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잉거솔 랜드사의 세계1위 소형 건설중장비 제조사인 밥캣(Bobcat)을 비롯해 부착장비(Attachment), 편의용 장비(Utility) 등 3개 사업 부문을 두산엔진과 공동으로 49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산의 인수합병 성사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대형 M&A 추진 움직임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인수금액 49억 달러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합쳐서 14억 달러를 공동 부담하고, 나머지 35억 달러는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피 인수업체인 밥캣의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충당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잉거솔 랜드사의 3개 사업부문 인수로 세계 중장비업체 순위에서 현재 19위(매출액 기준)에서 7위로 수직 상승하게 됐다. 잉거솔 랜드사는 운송ㆍ건설ㆍ농업과 관련한 기계설비 및 서비스 분야에서 135년의 전통을 가진 연간 매출액 114억 달러의 세계 1위 소형 중장비업체다.
두산이 인수한 이 회사의 3개 사업부문은 2,700여개의 딜러망과 6개국에 16개 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23억 달러에 영업이익 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인수로 기존 중대형 건설중장비 사업 외에 소형 건설중장비 분야를 보완,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게 됐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은 "건설중장비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중요한 마지막 빅딜"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이 날 뉴욕에서 인수계약에 서명한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이번 인수 성사로 2015년까지 중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톱5와 매출 100조원 달성'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며 "단숨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계약과 관련"인수금액이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30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며 "두산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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