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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외국인 가을엔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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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외국인 가을엔 돌아올까

입력
2007.07.3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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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상찮다. 외국인은 27일 7,000억원 가까이 내다 판 데 이어 30일에도 5,000억원 가량을 추가 매도하면서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종합주가지수(KOSPI)는 2,000을 찍었다 외국인의 대량 물량 공세에 밀려 1,900대로 주저앉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 7월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가가 올랐다는 점을 들어 외국인의 영향력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이 아직까지 30%가 넘는 상황이어서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증시의 세 축 가운데 하나인 외국인, 그들은 왜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나. 그리고 언제쯤 다시 돌아올까.

■ 외국인 왜 파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 이유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서 찾는다. 그 동안 한국 증시는 불안한 남북 정세 등으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저평가 매력이 감소했다. 대표적인 투자 척도인 PER(주가수익비율ㆍ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만 보더라도 7월 현재 국내 증시는 13.3배로 신흥시장(13.6배)이나 선진국 시장(15배) 수준에 육박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서 빠져 나가 좀 더 저평가된 증시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가 올 들어서만 40% 이상 급등함에 따라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비중 축소 욕구가 커진 것도 매도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부터 본격 대두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신용 경색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졌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10년 만기 채권 가격이 급등(채권수익률 급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본격 제기된 목요일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했다는 점은 외국인이 자본을 회수해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목요일 이전의 외국인 매도는 시세차익 실현을 위한 양성 매물이었다면, 목요일부터는 ‘일단 돈을 빼고 보자’는 악성 매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언제쯤 돌아올까

외국인이 언제쯤 다시 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스피가 1,800대로 떨어져 저평가 매력이 다시 부각되거나, 9월쯤으로 예정된 FTSE지수 재편 과정에서 코스피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 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신증권 장성준 연구원은 “지수가 1,800 초ㆍ중반까지 조정을 받는다면 PER가 11~12배 수준으로 하락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다시 입질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코스피가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는 건 한 마디로 노는 물이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더라도 한국 증시는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FTSE지수는

FTSE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보통 유럽계 펀드가 주요 국가의 투자비중을 결정할 때 사용한다. 이 지수는 선진국 시장과 이머징 마켓 시장으로 구별되는데 코스피가 선진국 시장으로 편입되면 유럽계 펀드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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