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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에 푹 빠진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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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에 푹 빠진 農心

입력
2007.07.3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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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8시 충북 음성군 음성읍 음성복지회관. 좌석을 가득 메운 40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감미로운 비발디 협주곡에 푹 빠져 있다. 무대 위 연주단을 자세히 보니 전문 오케스트라가 아니다. 연주자 28명은 이 지역에 사는 이웃 주민들이다.

한여름 밤 클래식 선율을 연주한 이날 공연은 ‘음성 체임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음성에서 악기 연주를 취미로 즐기는 주부, 직장인, 음악학원 강사, 초ㆍ중ㆍ고교생 등으로 꾸린 아마추어 연주단이 지역 주민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무대다.

단원중 가장 어린 윤해림(11ㆍ수봉초 5ㆍ바이올린)양은 “무대에 처음 올라보니 너무 떨렸다”면서 “하지만 동네 어른들이 박수를 많이 쳐 주셔서 힘이 났고 기분도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사실 음성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이번 연주회는 재창단 연주회나 마찬가지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음성에서 클래식 전파에 큰 역할을 했던 ‘한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후신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전공한 한길교회 정진식(45) 목사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촌 주민들을 위해 음대 졸업생 등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이 연주단은 매년 정기 연주회를 여는 것은 물론 무료 음악교실을 운영,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처음 7명의 단원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30여명이나 되는 어엿한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하지만 단장을 맡은 정 목사가 음악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난 뒤 활동이 지지부진하다 결국 8년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안타까웠던 정 목사는 지난달 방학을 맞아 음성을 방문, 옛 단원들에게 “다시 시작해보자”고 연락했다.

모두들 흔쾌히 승낙했고, 곧 바로 단원을 모집한 뒤 재창단 연주회를 위한 개인 연습에 들어갔다. “지역을 대표하는 음악단체로 거듭나자”는 뜻에서 오케스트라 명패에 고장 이름을 붙였다.

음성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이번 재창단을 계기로 연 1회 정기연주회 뿐 아니라 작은 콘서트, 특별음악회도 수시로 열 작정이다. 지역 축제에도 빠짐없이 참가키로 했다. 또한 옛 한길 오케스트라 출신 음악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군내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음성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할 계획이다.

음성=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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